다국적기업 투자 적극 나서

 2002 한일월드컵 개최에 맞춰 우리 정부의 초청으로 대거 방한했던 다국적기업들이 한국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KOTRA 외국인투자지원센터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투자성사 완료는 모두 4건으로 밝혀졌다. 또 연내 성사가 유력한 건은 6건, 기타 투자가 유력시되는 건도 6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상하수도 및 폐수처리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비벤디워터(프랑스)는 송도신도시 하수처리장 프로젝트에 2500만달러를 투자키로 하고 지난주 인천시와 관련 협의를 마친 상태다. 세계 1위의 화학제품 제조업체인 악조노벨(네델란드)은 LG화학의 선박용 페인트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1500만달러의 이 회사 지분을 인수하는 형식으로 합작투자를 완료했다. 발전분야 세계 유수기업인 라메이어(독일)도 대관령에 건립될 풍력발전소사업에 5500만달러를 투자한다. 올란도 아얄라 부회장이 방한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연초 KT의 전환사채를 5억달러에 인수, 향후 주식전환키로 한 바 있다.

 연내 성사가 유력시되는 투자건으로는 페어차일드가 경기도 부천시에 반도체기술개발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것을 비롯해 다우코닝(울산 아태지역물류센터)·오드펠(온산 아태지역유화물류센터)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은 현재 자사 아시아지역본부를 한국에 설치하는 방안을 물밑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타 투자 추진건은 해당 다국적기업 측 요청으로 대부분 비공개적으로 진행 중이다.

 정동식 KOTRA 외국인투자지원센터소장은 “최근 우리나라에 대한 다국적기업의 투자가 기존 제조업 대상 위주에서 사회간접자본(SOC)과 물류·금융 등 서비스업으로 다각화되는 추세”라며 “현재 다국적기업들이 합작 및 지분 투자 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고 있는 환율문제가 안정화되고 하반기 국내외 경제상황이 호전되면 연내 1∼2개 아태지역본부의 국내 유치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말 산업자원부의 공식초청으로 월드컵 개막식과 월드 비즈니스 리더스 라운드 테이블 등의 행사에 참석키 위해 우리나라를 찾은 다국적기업은 10개국, 44개사로 대부분 최고경영자(CEO)급 인사가 방한한 바 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