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관이 출발할 당시 겪은 온갖 어려움에 비하면 요즘은 탄탄대로나 마찬가집니다. 전자관의 활성화를 위해서 풀어야 할 숙제들은 제 인생의 마지막 사명이라는 생각으로 이사장 임기까지 최선을 다할 작정입니다.”
개관한 지 만 2년째로 접어들면서 옥상증축과 교통여건 개선 등으로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는 대구유통단지 전자관협동조합의 김태길 이사장(61)은 요즘 감회가 새롭다.
자칫 정식 개관도 하기 전에 경매처분될 처지에 놓였던 전자관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았고, 지금은 전자관의 활성화와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해서 불합리한 유통관련제도 개선, 쇼핑몰 구축, 주변 환경인프라 구축 등 각종 궂은 일을 도맡아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그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전자관 건축 미수금 문제였다. 지난 2000년 말 전자관을 완공한 시점에서 분양이 예상과는 달리 크게 부진하자 70여억원에 달하는 건축비를 해결하지 못해 전자관은 개관도 못해보고 헐값에 경매될 처지에 놓였다.
당시 김 이사장은 건축회사와 한달 보름 동안 매일 마라톤 협상을 추진, 미수금을 무려 40억원대로 줄이고, 회수될 뻔했던 산업자원부 지원자금을 그대로 묶어두면서, 자금 집행에 회의적이었던 해당 금융기관을 설득하는 등 다급한 시점에서 대단한 협상력을 발휘했다.
“이제 전자관이 영남지역 최대 전자유통 상권으로 발돋움하려면 주변 인프라 구축이 급선무입니다. 전자관과 연결하는 도로를 확충해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전자관을 중심으로 다양한 편의시설들이 들어서야 합니다.”
이를 위해 그는 유통단지 동북로를 연결하는 고가도로 조기 착공, 유통단지 접속도로 조기 개통, 고속버스터미널 유치 등 도로시설 확충 등을 지속적으로 대구시에 건의, 상당부분 성과를 보고 있다.
전자관협동조합은 최근 전자관 활성화 차원에서 다양한 사업들을 준비하고 있다. 이달부터 전자관 신문을 발행하고, 오는 28일 열리는 달구벌 축제의 전야제를 내년부터는 대구유통단지에서 치러 전자관을 홍보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다음 달부터 착공에 들어가는 전자관 옥상 증축공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공사가 완공되면 웨딩관련 시설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결혼식과 혼수장만까지 모든 것을 전자관에서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처럼 소비자와 입점상인들을 최우선으로 하는 운영방침을 통해 대구유통단지 전자관이 영남 전자상권의 메카로 빠르게 자리잡아 가는 것이 그의 가장 큰 희망이기도 하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