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증시가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과 실망스런 경제지표에 난타당하며 4주 연속 하락했다.
최근 발표된 경제 지표들이 대부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 오라클 등 주요 정보기술(IT)기업들이 연일 실적 부진을 경고하는 등 기업 수익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되는 모습이다.
여기에다 이라크 공격 가능성까지 증폭되면서 지난 한 주(16∼20일) 동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11.28%나 하락하는 등 미국 주요 지수 대부분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주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3.93% 하락한 7986.02를 기록하며 8000선이 무너졌다.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도 각각 5.44%, 4.99% 떨어진 1221.09, 845.39로 한주를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무려 11.28% 하락하며 248.87로 주저앉았다.
국내에서는 추석 연휴가 시작된 20일, 미국 시장은 선물과 옵션 그리고 개별 주식 옵션의 동시 만기일인 ‘트리플 위칭데이’를 맞았다.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시장에서는 평소보다 3억주 이상 거래량이 늘어나며 상승과 하락의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결국 퀄컴의 긍정적인 실적 전망 등에 힘입어 한 주의 마지막날 주가는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대부분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져 있어 이날 반등세가 이번주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가장 심각한 수준에 이른 종목은 반도체주다. 인텔에 이어 지난주에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스와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 대해 주요 증권사들이 어두운 실적 전망을 내놓으며 주가도 급락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그나마 선전하고 있는 국내 반도체주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다만 퀄컴에 대해 AG 에드워즈가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조정하는 등 통신주가 양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악재에 허덕이고 있는 IT주를 지지해 주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지적이다.
이필호 신흥증권 연구원은 “미증시가 지난 주말 반등에 성공하긴 했지만 여전히 악재에 허덕이며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증시도 당분간 미증시 추이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