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반도체 기업 주가 비교

 전세계 주요 반도체주 가운데 9·11테러사태 이후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삼성전자와 대만의 난야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는 월등한 주가상승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실적 대비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분석돼 반도체 업황의 회복추이에 따라 주가상승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만의 메모리 업체인 난야도 주가상승률이 무려 123.9%에 달해 전세계 반도체 시장의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9·11 테러사태 이후 이달 18일 현재까지 삼성전자, 인텔(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미국), 인피니온(독일), NEC(일본), 난야(대만) 등 전세계 반도체 대표주의 주가를 비교해 본 결과 난야와 삼성전자의 주가는 각각 123.9%와 69.5% 상승한 반면 나머지 종목의 주가는 모두 큰 폭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미국의 인텔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각각 35.2%, 46.2%의 하락률을 기록했으며 독일의 인피니온은 54.4%, 일본의 NEC는 51.0% 주가가 하락했다.

 대만과 한국을 제외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이처럼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은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고 D램 가격하락으로 마진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에 반해 대만 메모리 업체인 난야가 선전했던 것은 대만이 신흥시장으로 인건비가 싸고 정부의 지원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탁월한 생산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원가경쟁력이 뛰어난데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통신·가전 등 사업 포트폴리오가 잘 짜여져 있어 전세계 반도체 경기하락의 영향을 피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미국과 독일 주요 기업의 경우 반덤핑 관세 부과 등 사실상 블록경제의 혜택을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 난야와 삼성전자의 우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기업의 실적을 살펴보면 주가차별화는 당연한 수순임을 알 수 있다.표참조

 개별 기업의 실적을 결산기 말 기준 달러 환율로 환산해 보면 난야는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NEC,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인피니온 등은 모두 적자를 면치 못했다.

 김승대 동원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반도체주 중 미국과 독일의 반도체 대표주들은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했으나 한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은 양호한 실적을 냈다”며 “아시아 주요 반도체주 중에서도 삼성전자와 난야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해 향후 반도체 업황이 회복될 경우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