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시장 `희비`엇갈린다

 반도체경기 회복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지연되면서 반도체 경기의 바로미터인 수탁생산(파운드리)업체들의 4분기 실적 명암도 뚜렷히 나타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1, 2위의 파운드리 전문업체 대만 TSMC와 UMC는 최근 PC 수요 부진과 성탄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지면서 주요 고객사들의 주문량이 급감, 4분기 설비 가동률이 60%를 밑돌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주 고객인 종합반도체업체(IDM)들과 반도체설계업체(FABless)들로부터 4분기 주문 일부를 수주한 결과, 최악의 경우 가동률이 5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아남반도체와 동부전자 등 후발업체들은 전략적 제휴관계인 IDM들로부터의 주문량이 꾸준히 증가, 4분기에 이어 내년 실적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아남반도체(대표 김규현)는 주 고객인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가 통신시장 회복에 힘입어 디지털신호처리기(DSP) 주문량을 늘리면서 4분기 매출이 900억여원, 연매출은 지난해보다 41% 증가한 2910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아남은 내년에는 감가상각비가 1000억원 이상 감소하고 TI로부터 이전받은 아날로그 반도체 제조기술 BDC10과 A07이 전용라인을 통해 안정화되면서 39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동부전자(대표 윤대근)도 전략적 제휴사인 도시바가 일본 규슈지역 오이타현의 비메모리 공장 일부 라인에서 생산능력 부족현상을 보임에 따라 4분기께 추가 주문량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동부측은 아직까지 도시바와 추가 주문에 대해 협의하지는 않았지만 0.18㎛, 0.25㎛ 공정에 대한 품질인증을 확보하는 등 양산라인이 가동중인 만큼 추가물량 확보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초 도시바는 동부전자에 기술이전을 단행하면서 외주 생산량을 50%까지 늘린다고 밝힌 바 있으나 최근 주력생산제품인 ‘플레이스테이션2’용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이동전화단말기용 카메라칩, 멀티미디어 코덱칩 등의 수요가 늘면서 외주생산비중을 더욱 늘리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반도체시장에 대한 전망이 낙관적이지는 않지만 이동통신 및 디지털가전 시장이 PC시장보다 빠르게 회복되면서 업체들간 실적 전망치는 다소 엇갈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