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업계가 고용량의 하이엔드 제품을 앞세워 엔터프라이즈(기업)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맥스터·웨스턴디지털 등 주요 HDD업체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주력시장인 PC시장의 수요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자 이의 돌파구로 엔트리 레벨의 기업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맥스터는 최근 업계 처음으로 320Gb를 지원하는 고용량의 신제품을 선보이고 중소기업 시장에 진출했다. 300Gb 정도면 소규모 인터넷업체나 벤처기업들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엔트리 레벨의 스토리지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우기섭 맥스터코리아 사장은 “지난해 HDD의 최대 용량은 80Gb에 불과해 기업용 시장 진출이 어려웠지만 올해에는 용량이 지난해보다 4배까지 늘어나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웨스턴디지털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기업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현재 가전시장을 겨냥해 선보인 최대 200Gb까지 지원하는 제품의 용량을 개선해 내년에는 기업시장에 도전한다는 것이다.
조원석 웨스턴디지털코리아 사장은 “200Gb 정도면 직원 50∼100명인 기업에서 사용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이제는 기업시장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HDD의 기업시장 진출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시게이트의 제품을 국내에 공급하는 오션테크놀러지의 김학영 사장은 “PC에 사용하던 HDD를 기업의 서버에 부착해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시게이트는 아직까지 기업시장 진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