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 몰라도 너무 몰라

 지난 7월 제조물책임(PL)법 시행 이후 PL법에 적용되거나 적용될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전자업계에서 5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23일 한국전자산업진흥회 산하 PL상담센터(센터장 이상근)에 따르면 지난 7월 상담센터 개소 이후 지금까지 총 65건의 상담이 접수됐으며 이 중 일반적으로 ‘PL사고’로 일컫는 확대사고(제품 결함으로 사고가 발생해 신체상 또는 재산상 손해를 입은 경우)가 5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제품별로는 △스팀청소기 1건 △선풍기 2건 △냉장고(냉동고 포함) 1건 △밥솥 1건이었다.

 사고 원인으로는 선풍기 2건 중 1건이 ‘선풍기 발화’였고, 냉장고는 ‘컴프레서 불량’, 밥솥은 ‘제품불량’으로 제품 자체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선풍기의 또 다른 1건은 ‘선풍기 발화 추정’, 청소기는 ‘원인불명’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PL사고 5건 중 4건은 상담접수 이후 제조업체와 소비자가 ‘상대교섭’을 통해 상호합의하고 치료비와 피해액을 배상하는 선에서 해결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대교섭이란 PL상담센터가 PL사고를 신고한 소비자의 양해를 얻어 제조업자에게 사고 사실을 알리고 상호교섭을 이끌어내 원만한 합의 처리를 유도하는 절차며 상대교섭이 여의치 못할 경우 고문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한 ‘알선’이나 본격적인 분쟁해결 절차인 ‘분쟁심의’에 들어가게 된다.

 확대사고 외에 접수된 상담은 제품 자체 사고에 그친 품질사고 상담(냉온수기)이 1건이었고 제품관련 불만상담은 TV(2건), PC(2건), 자판기(1건), 쇼케이스(1건), 휴대폰(2건), 냉장고(1건), 에어컨(2건)에 걸쳐 모두 11건이었다.

 또 PL법 내용이나 PL대책, 보험 관련 단순문의가 47건에 달해 PL법에 대한 일반의 이해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근 센터장은 “PL법 시행 후 두 달이 지난 지금 PL사고와 분쟁이 조금씩 구체화되는 추세지만 아직 대부분의 사안이 경미해 서로 합의하는 선에서 해결을 보고 있다”며 “그러나 앞으로는 사안에 따라 알선이나 분쟁심의 절차가 필요한 사례가 계속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