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가 올들어 전세계적으로 부쩍 강화되고 있는 에너지 규제에 대비, 에너지 절약형 신제품 출시와 함께 주요 수출국의 에너지 절약 인증 확보에 나서는 등 에너지라운드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은 내년부터 발효되는 유럽연합(EU)지역 냉장고 관련 에너지 등급 라벨 부착 의무화, 오는 2004년부터 시작되는 미국지역 세탁기 에너지 효율 관리 강화 조치 등 에너지라운드를 수출확대의 새로운 계기로 삼기 위해 제품 개발은 물론 에너지 인증 대상 모델 늘리기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너지 규제 눈앞에=지난달 3일 유럽의 인증기관인 VDE는 2003년부터 EU지역으로 수출되는 모든 가정용 에어컨에 에너지 등급 라벨 부착을 의무화하고 6개월간 유예기간을 둔다고 발표했다. 가정용 에어컨만을 대상으로 한 이번 지침은 EU내 에어컨 사용 증가와 함께 가정용 에너지 소비량이 크게 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최근 물과 전기 에너지를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세탁기 분야에서의 규제강화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 에너지부가 지난해 1월 개정된 에너지·물 보존 표준 규정을 통해 세탁기 에너지 효율을 기존에 비해 2002년 22%, 2004년부터 35%나 높인 제품만을 판매하도록 규정했다. 냉장고도 A+, 절전 A형, 절전 B형 등으로 분류한 절전형 제품만 팔 수 있다.
◇국내 업계 대응=삼성·LG·대우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은 미국·유럽·호주를 대상으로 해마다 냉장고·에어컨·세탁기 등 3대 제품에 대해 적어도 3∼4개의 인증을 받아 표기하고 있다. 최근 절전제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모델을 더욱 늘릴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원가인상 요인을 무릅쓰고 절전형 제품 개발로 에너지라운드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중 호주·유럽 등지에서 삼성·LG·대우전자 등이 에너지 절약마크를 잇따라 획득했고 최근에는 가전 3사 중심으로 에너지 절약형 드럼세탁기 개발 및 수출 확대에 나섰다.
냉장고의 경우 LG가 양문형 전 모델에 대해 미국 에너지부 에너지스타 인증을 받아 공급중이며 연내 전 모델의 에너지 효율을 기존 대비 10% 이상, 내년부터는 15%까지 높여 공급키로 했다.
삼성은 연간 1200만대의 냉장고를 소비하는 세계 최대 단일 냉장고 시장인 미국에서 내년부터 중대형 절전형 제품 공급을 검토중이다.
대우전자도 에어컨 분야에서 호주 정부로부터 에너지스타 최고등급을 획득하고 인증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