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이 KPMG컨설팅을 외부 프로젝트관리기구(PMO)로 선정하며 차세대 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을 재개한 가운데 사업자 선정과정에 영향을 미친 KPMG컨설팅의 실적이 허위기재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PMO 선정과정 자체가 구설수에 올랐다.
외환은행은 이에 앞서 이달 초 사업자 선정결과 발표와 함께 KPMG컨설팅이 국민은행·신한금융지주·산업은행의 컨설팅과 우리은행 차세대 프로젝트 감리 등에 참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본지 9월 10일자 참조
그러나 이 가운데 우리은행 차세대 프로젝트 감리의 경우 실제로는 KPMG와는 별개 회사인 삼정KPMG가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는 시행착오 최소화를 위해 도입하는 PMO의 선정과정에 관련 프로젝트 경험이 큰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같은 구설수는 선정결과의 번복까지도 불러올 수 있는 사안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외환은행측은 “내사해 보겠지만 실질적인 능력이 더 중요하므로 번복은 없을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눈치다.
이에 대해 업계는 “은행권 처음으로 유닉스 기반의 차세대시스템을 전면 도입하면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PMO 도입을 선택했던 당초 입장과는 너무나 안이한 태도”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의혹이 계속 제기되자 외환은행측은 ‘우리금융그룹 IT자회사 컨설팅’에 대한 실적을 착각했다며 단순한 말실수로 치부함으로써 스스로 신뢰성을 잃어버리는 오류를 범하기도 했다.
이번 PMO선정과정에서는 또 입찰경쟁자였던 PwC코리아가 메인프레임에 강한 IBM에 합병된 데다 액센츄어 역시 우리은행 차세대프로젝트 사업자여서 처음부터 KPMG컨설팅에 낙찰될 수밖에 없었다는 ‘의혹’까지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외환은행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PMO제도의 도입이 이래저래 출발이 순탄치 않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사업자 선정은 개별은행의 고유권한이지만 은행권 최초의 유닉스 기반 시스템 개발로 관련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외환은행이라면 좀 더 명쾌한 사업진행이 필요했다”며 아쉬워했다.
외부 PMO도입이라는 새로운 시도까지 하면서 차세대 프로젝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외환은행이 구설수를 극복하고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마치기 위해서는 PMO제도의 투명한 운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