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회의 `이미지를 경영하라`>(20)CEO, 누구를 위한 상품인가?

 CEO는 스타이자 상품이다. 제품에 후광효과를 발휘하기도 하고 주가를 움직이게 한다. 소비자에겐 일종의 보증서 역할을 하며 주주에게는 든든한 자원이다. 직원에게는 신뢰이자 비전이다. 스스로는 끊임없는 자기도전이자 가치의 구현이다. 업무 속에서 넓어지고 깊어져 가며 다듬어지는 경력이 곧 그들의 차별화된 자산이다.

 몇 해 전 휴렛패커드(HP)의 칼리 피요리나 회장의 강연회가 있었다. 홍콩에서 입국하기 무섭게 강연장에 도착한 그녀는 30여분의 강연을 마치자마자 다음 강연장소로 향했다. 세계적인 CEO답게 빡빡하게 짜여진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하는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 참으로 존경스러웠다.

 안타깝게도 우리 경영인 시장에서는 아직 개인적인 차별성이 뚜렷이 부각되는 인재가 흔치 않다. 개인의 경력 역시 수행력보다는 조직구조 속에서 주어진 역할과 시간에 의해 형성된 경우가 많다. 창업주의 2, 3세대가 아닌 다음, 준비되고 만들어진 경영인은 참으로 드물다. 그래서 대개의 CEO들은 유사한 취미와 인생관 그리고 비슷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탁월한 CEO상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CEO 스스로가 자신을 가치 있고 귀히 여기는 자세다. 자신의 말 한마디와 약속 하나가 기업뿐 아니라 사회의 비전을 이룬다는 사실에 자부심과 신념을 가지고 책임 있고 투명한 생활을 지내야 한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건강과 스트레스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함은 물론이다. 사회적인 협조도 절실하다. 보다 바람직한 환경에서 그들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 CEO라는 상품은 기업의 대표이미지이자 가장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는 모델이다. 기업의 솜씨 좋은 홍보담당자들의 대표 이미지 다듬기도 필수적이다.

  훌륭한 CEO는 결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사회적인 관심과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 선진국에서는 청년기부터 판단력과 인성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스킬과 리더십에 이르는, CEO가 갖추어야 할 덕목들을 훈련시키는 CEO 양성 프로그램이 호응을 얻고 있다

  이제 CEO는 국가 사회적으로 가장 큰 자산이자 상품으로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할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