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대표 유원식)의 대기업 시장 공략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달부터 유원식 신임사장 체제로 가동된 한국썬은 최근 한국HP의 삼성 영업통인 최동출 상무와 천부영 상무 2명을 전무급으로 스카우트, 삼성팀과 삼성을 제외한 주요 대기업군을 맡는 인더스트리세일즈팀 총괄 임원에 각각 임명했다.
유 사장 부임 한달만에 이뤄진 이번 인사에 대해 한국썬 내부에서는 ‘한국썬 체질변화’가 시작됐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썬의 일차적 목표는 당연히 삼성그룹.
유 사장은 “저가형 서버 위주로 형성돼 있는 매출구조를 중대형서버 판매를 통한 사업구조로 변화시키고 대기업에 대한 영향력을 좀더 높일 필요가 있다”며 “특히 대부분 기업들이 멀티벤더 정책을 도입했음에도 삼성그룹 내 선 장비의 비중은 그 수준을 가름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미약해 영업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에 한국썬의 전략변화는 유 사장이 부임하기 이전 본사차원의 지원사격이 이뤄져왔다는 점도 함께 주목할 만하다.
선 스콧 맥닐리 회장은 최근 2회에 걸친 국내 방문에서 삼성전자 최고 경영진과 회동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삼성이 한국썬과 비즈니스 관계에 대해 좀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즉 선에서 생산되는 모든 서버에 필요한 D램을 삼성전자에서 구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삼성측도 선 장비의 구매비중을 늘려달라는 직접적인 의사표시를 서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 8월부터 OEM 방식으로 선 코발트 서버 수출을 시작한데 이어 내년에는 워크스테이션급 서버에 대한 OEM 수출이 추가로 이뤄질 예정인 만큼 양사의 공조는 더욱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전임 이상헌 사장 이후 6개월간 한국썬을 맡은 에드 그레이엄 사장은 그룹사 위주의 형성된 독특한 한국시장을 파악, 도입한 ‘고객참여모델(CEM)’의 효과도 주목할 만하다.
최동출 전무를 중심으로 10여명의 인력을 배치, 새롭게 구성된 ‘삼성팀’은 삼성의 주요 계열사와 프로젝트에 한국썬이 그동안과 다른 영업활동을 펼칠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한국썬 내부 관계자는 “삼성팀에 이어 다른 대기업팀이 추가로 만들어질 계획인 것으로 안다”며 “대기업 시장에서 한국썬의 영향력 변화가 한국썬의 2단계 도약을 가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