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업체 주가급락세

 그동안 국내 경기의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홈쇼핑 업종의 주가가 최근들어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4일 국내 증시에선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로 인식되며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담당하던 홈쇼핑 업체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CJ39쇼핑의 경우 주가가 전일대비 11.47%까지 떨어진 6만6400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최근 나흘간 21.58% 하락했으며 그동안 30%선을 유지하던 외국인 지분율도 외국인 매도세로 2% 가량 줄어들었다.

 LG홈쇼핑 역시 전일보다 4.67% 하락한 10만2000원을 기록하며 주가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12일 종가 12만2000원에서 2만원이나 빠졌다.

 최근 홈쇼핑 업체의 주가하락은 추석 특수, 주5일 근무제 도입 및 확산, 방송법 개정을 통한 외국인 지분율 한도 확대, 중계유선방송사업자(RO)의 케이블TV방송국(SO) 전환 등 호재속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하락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이들 홈쇼핑 업종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 원인으로 소비심리 악화와 업체들의 실적 증가율 둔화 등을 꼽고 있다.

 박종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소비심리와 유통관련 경기지표가 둔화세를 보이며 영업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실질소득과 소비지출 증가율 등이 올 2분기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이후 상승하던 소비자기대지수와 기업평가지수도 7월과 8월에 낮아지면서 향후 소비경기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주가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LG홈쇼핑의 경우 8월 매출이 145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6.7% 증가했고 CJ39쇼핑도 120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4% 증가했으나 7월에 이어 전월대비 증가율이 1.7∼3.2%에 그쳐 성장률 둔화를 보이고 있다.

 특히 CJ39쇼핑의 경우 인터넷 쇼핑을 위한 광고 판매비가 증가하며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4.5%에서 7월과 8월에 각각 2.1%와 2.2%로 급락했다.

 박진 LG투자증권 연구원도 금융권 중심으로 주 5일 근무제 도입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8월이 전통적인 비수기고 △8월중 집중호우와 태풍의 영향이 예년보다 컸고 △시청률대비 평균구매횟수 증가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 등이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최근 홈쇼핑 업체의 실적 성장률이 둔화되자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LG투자증권이 LG홈쇼핑의 6개월 목표주가를 21만원에서 17만5000원으로, CJ39쇼핑은 13만1000원에서 11만4000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교보증권도 목표주가를 각각 12만7000원과 9만1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박종렬 연구원은 “최근 홈쇼핑 업체의 주가하락은 소비심리 악화와 성장률 둔화에 따른 영향이 큰 만큼 소비심리가 안정을 되찾기까지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홈쇼핑 업체의 주가하락은 업종 자체의 실적악화 요인보다는 외부 영향이 크다며 저점 매수에 나서라는 의견도 있다.

 임성기 대신증권 연구원은 홈쇼핑 업체의 경우 재래 유통시장과는 달리 성장성이 높고 향후 주 5일 근무제, 외국인 지분율 확대 등이 중장기적으로 주가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추가하락시 저점 매수를 권고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