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IT기업의 한국지사 매출이 본사 전체 매출의 2%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한국EMC컴퓨터시스템즈·한국NCR테라데이타 등 일부 기업들은 본사 대비 매출비중이 3%를 넘어서면서 전세계적으로도 한국시장이 전략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다국적기업 한국지사의 매출 상한선이 평균 1%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추세는 전세계 IT시장에서 한국시장이 차지하는 위상이 크게 높아졌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에 따라 한국 IT산업 발전을 위한 다국적기업들의 역할에 대한 기대치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처럼 한국시장에서 다국적 IT기업의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세계 IT경기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한국 IT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데다 기업 애플리케이션 통합과 같은 차세대 IT시스템의 도입이 크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EMC컴퓨터시스템즈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4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 본사 전체 매출의 4%에 이르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 한국NCR테라데이타도 주력사업인 데이터웨어하우징(DW), 고객관계관리(CRM)솔루션 분야에서 500억원대 매출로 세계 전체 매출의 3%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콘텐츠관리솔루션(CMS),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모델링·모니터링·테스팅) 등 새로운 IT패러다임에 부합하는 분야에서 활동하는 다국적 IT기업들의 한국지사 매출목표도 글로벌 대비 2%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CMS 선두기업인 인터우븐은 올해 한국에서 매출 500만달러를 기록해 본사 매출의 3∼5%, 데이터 통합관리 솔루션기업인 어센셜소프트웨어코리아도 50억원대 매출로 글로벌 대비 3%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기업인 한국래쇼날소프트웨어도 2년내에 480억원대 매출을 달성해 비중을 2%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IBM·마이크로소프트·HP·오라클과 같은 대형 IT기업들의 한국지사에 대한 매출 기대치도 전체 매출의 1.5% 이상으로 높아지고 있다.
한국IBM은 지난 98년 6520억원으로 본사 대비 매출비중이 0.66%(환율 1200원 기준, LGIBM 포함)에 불과했으나 99년 0.86%(9070억원), 2000년 1.08%(1조1560억원), 지난해 1.24%(1조2855억원) 등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며 올해 1.5%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HP도 컴팩코리아 합병에 따라 한국에서 1조8800억원대 매출로 본사 전체 매출의 2%에 육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한국오라클도 올해 2000억원대의 매출로 본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문석 한국오라클 사장은 올해 보수적으로 잡은 한국지사의 본사 대비 매출비중이 1.6%라고 밝혀 2%에 근접한 실적달성을 예상케 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