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떠오르는 `신의주 SM 밸리`>(중)南 IT기업엔 `기회의 땅`

사진;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동을 잇는 `중조우의교`다리. 다리 건너편으로 신의주 시가지가 보인다

 ‘동북아시아 최대 IT 집적단지로 키운다.’

 북한의 신의주 지역을 극동의 실리콘밸리로 조성하려는 ‘(가칭)신의주 소프트웨어 멀티미디어 밸리(약칭 신의주SM밸리)’ 조성계획이 신의주 특별행정구역 지정과 맞물려 현실화되고 있다. 이 계획은 남한의 하나비즈와 재미교포 계열 금강산국제그룹이 지난 2000년 초 북한의 대남 경제협력 창구인 민족경제협력련합회에 제안해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시작됐다.

 ◇어떻게 개발되나=신의주SM밸리 계획은 시기와 교류규모를 감안해 크게 두 단계로 나뉘어 추진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제1단계는 신의주와 자동차로 불과 10∼20분 거리에 있는 중국 단둥 지역을 중심으로 개발실과 교육센터를 갖추는 것이다.

 이 작업은 지난해 8월 단둥에서 남북 첫 IT합작회사인 ‘하나프로그람쎈터’가 설립됨으로써 본격화됐다. 하나프로그람쎈터는 현재 북측 개발인력이 나와 남측 IT기업과 IT개발용역을 수행하고 부설 교육원에서 북측 전문인력에 대한 IT전문교육을 두차례에 걸쳐 실시하는 등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평양정보쎈터 소속 200여명의 연구원과 수시로 협력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운영시스템을 갖춰 놓고 있다.

 제2단계 계획은 하나프로그람쎈터를 지렛대 삼아 단둥을 근거지로 하는 남한 기업을 신의주 지역에 진출시키는 이른바 ‘단둥-신의주벨트’ 구상이다. 이 사업은 참여 희망기업들이 일정한 형태의 투자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하는 방식이 검토돼 왔다. 2단계에서는 단둥 지역을 기반시설로 초기에는 현존 건물을 이용해 시설을 구축하고 구체적인 효과가 실현되면 본격적인 투자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하나프로그람쎈터측은 단순 프로그래밍 인력은 상대적으로 사업비용이 저렴한 신의주에 상주하고 핵심인력을 중심으로 단둥에 상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의주SM밸리에 일본·대만·유럽·미주지역의 IT업체를 적극 유치한다는 복안도 세워놓고 있는 가운데 신의주 일대가 장장 50년간 토지임대가 가능한 특별행정구로 지정되고 곧바로 초대 행정부 장관에 네덜란드계 중국인인 양빈 어우야(歐亞)그룹 회장이 내정됨으로써 신의주 SM밸리내 외국기업의 유치 가능성도 높아졌다.

 ◇신의주SM밸리 운용방안=신의주SM밸리에 대한 구체적인 운용방안을 보면 우선 남한기업들이 공급받게 될 북한 기술인력은 현장투입에 앞서 3∼4개월 정도 IT전문교육을 받게 된다. 북한인력에 대한 IT교육은 단둥 소재 하나프로그람쎈터 부설 교육원에서 이뤄진다.

 남한기업 등이 북한 전문인력을 활용하는 데도 여러가지 방식이 적용된다. 먼저 남한기업이 신의주 IT단지에 입주해 개발하는 것을 비롯, 특정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북측 인력에 의뢰하는 방식, 개발에 필요한 북측 인력을 공급받는 방식 등이 그것이다. 이를 놓고 볼때 단둥-신의주SM밸리 프로젝트는 기존 남북경협이 대기업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가 선행됐던 것과 달리 중소 IT기업에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

 하나프로그람쎈터의 총책임자인 문광승 하나비즈 사장은 “신의주 특구는 토지임대료·인건비 등 제반 조건에서 중국의 단둥에 견줘 경쟁력이 높아야 흡인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신의주SM밸리 조성 차원에서 올해 안에 신의주 지역에서 땅과 건물을 알아보는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일단 신의주SM밸리 조성이 마쳐지는 2004년까지 10∼20개 정도의 남한 IT기업을 유치하고 기업당 10∼20명 가량의 북측 개발인력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단둥 하나프로그람쎈터와 신의주SM밸리를 전진기지로 삼아 중국과 세계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덧붙였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