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엔터테인]온라인게임 `겨울전쟁`임박

 온라인게임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엔씨소프트·한빛소프트·CCR·소프트맥스 등 내로라하는 게임업체들이 결전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올 겨울을 ‘D데이’로 잡았다. 저마다 ‘신병기’로 시장을 초토화하겠다는 각오다. 한동안 잠잠했던 온라인게임시장이 다시 요동칠 기세다. ‘온라인게임 겨울대첩’이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겨울대첩’을 ‘온라인게임 3차대전’이라 부른다. ‘리니지’로 촉발된 온라인게임 열풍이 ‘1차대전’을 야기했다면 뮤·라그하임·라그나로크가 일으킨 3D 온라인게임 신드롬은 ‘2차대전’을 촉발했다는 것. 메이저 업체들이 일제히 격돌하는 이번 전쟁은 충분히 ‘3차 대전’에 비유할 만하다.

 업체들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중인 ‘신병기’는 하나같이 대작들이다. ‘리니지2’ ‘라이징 포스’ ‘탄트라’ ‘테일즈 위버’ 등. 이들 게임은 제작기간만 2년을 훌쩍 뛰어넘은 작품들이다. 제작비도 수십억원을 헤아릴 정도다. 출시후 마케팅 비용까지 따지면 많게는 100억원에 가까운 거금이 ‘신병기’에 투입될 전망이다. 사정이 이쯤되자 업체들은 벌써부터 팽팽한 신경전이 한창이다.

 ‘온라인게임 3차대전’의 주연은 단연 ‘리니지2’다. 세계 최대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계보를 잇는 게임이라 파괴력이 예사롭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 다른 업체들이 경계대상 1호로 꼽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혼돈의 역사(The Chaotic Chronicle)’라는 부제가 붙은 이 게임은 리니지와 똑같은 MMORPG(Massive-Multiplay Online Role Playing Game)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중세 팬터지풍의 배경이나 세계관 등도 리니지에서 그대로 차용했다. 공성전, 핼맹, 레벨업 시스템 등 게임내용이나 방식도 리니지와 비슷하다.

 하지만 ‘리니지2’는 2D 그래픽을 벗어나 3D 입체 그래픽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무엇보다 캐릭터의 눈높이에 따라 배경이 움직이는 ‘카메라 뷰’를 온라인게임에 처음 접목,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종족 및 직업별로 다양한 전략수립이 가능하며 보다 큰 규모의 전투도 펼칠 수 있다. 경제, 정치, 도덕 시스템을 다양하게 도입하는 것도 이채롭다.

 엔씨소프트는 PC게임이나 비디오 콘솔게임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동안 출시된 ‘1세대 3D 온라인게임’과는 격이 다른 3D 온라인게임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2년 남짓한 개발기간 동안 벌써 50억원의 ‘뭉칫돈’을 투입한 상태다. 개발인력도 현재 80명으로 불어 그야말로 ‘메머드급 온라인게임’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인기 게임 ‘포트리스’로 잘 알려진 CCR도 올 겨울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첫번째 MMORPG ‘RF 온라인’이 출격을 준비중이기 때문이다.

 ‘RF 온라인’은 기획단계부터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를 겨냥한 작품이다. 현실감 넘치는 3D 그래픽을 도입하거나 방대한 스토리 등이 ‘리니지2’와 견줄 만하다. 개발인력도 50명으로 ‘리니지2’와 거의 맞먹는다. 개발기간이나 개발비를 놓고 보면 ‘리니지2’보다 오히려 6개월, 10억원 정도가 더 투입된 상태다.

 무엇보다 이 게임의 최대 강점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독특한 시나리오. 은하계 평정이라는 기치 아래 여러 종족이 우주전쟁을 벌이는 것을 주요 테마로 하고 있다. 우주전투를 재연하는 만큼 화려한 특수효과나 음향이 한껏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개발사인 CCR는 한편의 SF영화와 같은 온라인 게임으로 ‘리니지’ 아성을 깨겠다는 야심을 키우고 있다.

 국산 PC게임 대표주자 소프트맥스가 선보이는 ‘테일즈위버’ 역시 기대작이다. 이미 PC게임 ‘창세기전’ 시리즈로 검증받은 개발진이 직접 투입됐기 때문. 액션 롤플레잉 장르인 이 게임은 ‘리니지2’나 ‘RF 온라인’과 달리 2D 그래픽을 도입했다. 하지만 동화풍의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깔끔한 배경화면은 3D 그래픽 못지않은 화려한 맛을 선사한다. 스토리는 중세 팬터지 세계를 배경으로 무사, 마법사 등의 주인공 캐릭터가 겪는 다양한 모험담을 소재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 다양한 퀘스트를 제공해 온라인게임에서도 시나리오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이 게임의 최대 강점이다. 여러 사용지가 합심해 몬스터를 물리칠 수 있으며 다양한 이벤트도 즐길 수 있다. 공격과 함께 방어기술도 사용자가 조정할 수 있다. 온라인게임업체 넥슨이 공동 개발 파트너로 참여해 네트워크나 서버상 문제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소프트맥스는 모두 6개 에피소드를 기획한 상태며 올 겨울 첫번째 에피소드를 전격 공개한다.

 게임배급업체로 명성을 쌓아온 한빛소프트가 개발중인 ‘탄트라’도 복병으로 꼽히고 있다.

 3D MMORPG를 표방하고 있는 이 게임 역시 ‘리니지2’를 경쟁상대로 삼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2년 남짓한 개발기간 동안 여러차례 게임을 원점에서 새로 만들 정도로 이 게임에 공을 들였다.

 ‘탄트라’는 신과 인간이 공존하던 태초의 세계를 소재로 하고 있다. 특히 인도 문화에 대한 철저한 고증을 통해 동양적 팬터지 세계를 그리는 점이 특이하다. 완벽한 3D 그래픽이 ‘리니지2’나 ‘RF 온라인’과 견줄 만하다는 게 한빛소프트 관계자들의 평가다.

 이밖에 액토즈소프트가 개발중인 성인용 온라인게임 ‘A3’와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3D 온라인게임 ‘프리스트’ 등도 ‘온라인게임 3차대전’에 가세한다. 이들 게임 역시 중견 온라인게임업체들이 심혈을 기울인 ‘신병기’라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이저 업체들이 정면 격돌하는 겨울대첩. 피말리는 승부는 온라인게임 시장 판도를 새롭게 재편할 전망이다. ‘리니지’의 아성을 이어갈 것인가. 새로운 절대 강자가 탄생할 것인가. 불꽃튈 레이스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