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삼성전자, 5세대 TFT LCD 경쟁 본격화

 세계 양대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업체인 LG필립스LCD(대표 구본준)와 삼성전자(대표 윤종용)가 본격적인 5세대 경쟁에 돌입했다.

 지난 5월 세계 TFT LCD 업계 최초로 구미 제4공장(P4) 5세대 라인(1000×1200㎜)을 가동한 LG필립스가 최근 생산수율이 최근 80%를 넘어서는 등 조기에 안정궤도에 진입한 데 이어 삼성전자가 최근 천안공장(L5)의 5세대 라인(1100×1250㎜)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5세대 라인은 기존 4세대 라인에 비해 생산성이 2배 이상 높다. 그러나 이는 이론적인 얘기일뿐 생산수율이나 공정 최적화 여부에 따라 실질 생산성은 확연히 달라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LG필립스와 삼성전자 5세대 라인의 생산성 경쟁은 향후 TFT LCD 시장판도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가는 LG, 뒤쫓는 삼성=일단 LG는 5세대 설비투자 경쟁에서 라인 셋업-가동에 이르기까지 삼성보다 6개월 가량 앞서 있다. 자연히 수율이 80%를 넘어서는 등 라인 안정화 면에서 최근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 삼성보다는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LG는 이미 5세대 라인에서 월 평균 20만대, 누적 생산량 100만대를 돌파했다.

 생산능력 면에서도 LG가 삼성을 압도한다. 현재 LG 5세대 라인의 최대 생산능력은 유기기판 기준 월 3만장으로 월 2만장인 삼성전자보다 50% 가량 많다. 물론 ‘1100×1250㎜’ 규격을 채택한 삼성전자가 ‘1000×1200㎜’ 규격을 적용한 LG보다 유리하지만 총 생산능력 면에서 LG에는 못미친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시장점유율 면에서는 LG에 1∼2% 차이로 1위를 고수하고 있고, 모니터용 세계 표준으로 집중적으로 밀고 있는 모니터용 17인치 부문의 호조로 출하량 면에서도 2위인 LG와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

 ◇18.1인치냐, 17인치냐=5세대 라인을 앞세운 LG와 삼성의 경쟁은 당분간 18.1인치(LG)와 17인치(삼성)의 승부로 귀결될 전망. LG가 프리미엄급 모니터용 모듈로 18.1인치를, 삼성전자는 범용성을 갖춘 17인치를 적극적으로 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현재 이들 양사의 5세대 라인 생산구조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LG가 5세대 라인 생산량의 80% 이상을 18.1인치에 할당한 반면 삼성전자는 70% 가량을 17인치로 전환하기로 방침을 확정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의 추가 증설과 LG의 또다른 5세대(1100×1250㎜)라인이 가동되기 전까지는 초기 5세대 경쟁은 이들 두 주력모델의 시장흐름에 좌우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범용제품인 17인치가 유리해 보이지만, LG가 18.1인치 부문에서 시장지배력이 워낙 커 쉽게 승부를 예측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승부는 이제부터=LG와 삼성이 1단계(페이즈1) 5세대 라인 가동을 계기로 본격적인 수율 및 생산성 경쟁에 돌입했지만 사실상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페이즈1에 이어 양사의 5세대 페이즈2·3 등 후속투자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세대 라인(370×470㎜) 이후 기판 크기를 조금씩 달리했던 두 회사가 LG의 ‘1100×1250㎜’라인 투자결정으로 5세대에서 4년만에 충돌, 양사의 경쟁은 생산능력, 시장점유율, 기판규격, 주력제품 표준화, 생산수율 및 제조원가 등 전방위에 걸쳐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