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중견 PC업체, 무리한 마케팅 부작용

 일부 중견 PC업체가 지난 2000년부터 최근까지 PC판매 확대를 위해 시행했던 보상판매프로그램, 5년 무상AS 등 무리한 마케팅이 최근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현주컴퓨터는 지난달 2500여명의 고객에게 펜티엄4 1.4㎓ CPU를 1.8㎓ CPU로 교체해주고 423핀을 지원하는 주기판도 478핀을 지원하는 새로운 주기판으로 교체해주는 무상 업그레이드 행사를 실시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인텔 펜티엄4 프로세서를 장착한 PC 구매고객에게 주기판과 CPU를 무상으로 교체해주는 무상 업그레이드 행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교체를 원하지 않는 고객에게는 12만원의 현금을 입금시켜줬다. 결국 고객 한 명당 12만원의 비용이 새로 발생한 셈이다.

 특히 이같은 비용은 해당연도에 대손충당금으로 미리 설정하지 않아 이번 회기연도에 고스란히 비용으로 부담하게 됐다. 현주컴퓨터는 이 프로그램 외에도 지난해 12월에는 PC 구매고객에게 2년 뒤 다시 PC를 구입할 경우 신제품을 절반 가격에 공급하는 보상 프로그램과 지난 1월에는 기획 모델을 구입한 고객에게 1년 후인 2003년 2월에 동일 가격대의 신제품으로 교환해주는 파격적인 보상판매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에 따라 내년 2월에는 수천명의 고객에게 최소 1인당 30만∼40만원의 비용을 새로 부담해야 하며 내년 12월에도 적지 않은 비용발생이 예정돼 있는 처지다.

 현주컴퓨터측은 “비용은 발생 시점에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 처리하지 못했다”며 “비용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고객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연테크컴퓨터도 지난 2000년 2월부터 7월까지 실시한 5년 무상AS 프로그램으로 최근 곤란을 겪고 있다. 그 당시 판매됐던 모델은 셀러론 1㎓와 펜티엄3 1㎓를 탑재한 데스크톱PC제품이었으나 현재 이 CPU는 인텔이 단종한 상태다. 이에 따라 여러 경로를 통해 그 당시 부품을 구매, 소비자에게 AS를 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알음알음 부품을 구하고 있지만 조금더 기간이 지나면 더욱 어려워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체인지업 프로그램을 제일 먼저 국내에 선보인 삼보컴퓨터의 한 관계자는 “그 당시 생소한 체인지업 프로그램을 도입함으로써 PC판매 확대와 인지도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미리 비용을 일부 PC가격에 포함시키기는 했지만 나중에 부담이 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삼보컴퓨터의 체인지업 프로그램은 지난 98년부터 2000년 상반기까지 진행돼 현재에도 일부 제품에 대해 체인지업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