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의 축제를 위해 1년 넘게 경기장 주변에서 바쁘게 움직여왔던 기계소리도 들리지 않고 작업자들의 바쁜 움직임도 이제 보이지 않는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44개 전 회원국, 1만20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하는 제14회 부산아시아경기대회는 이제 완벽한 방송·통신 인프라 구축을 마치고 이제 스위치를 켤 준비만 남겨놓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라는 기록과 함께 최첨단 정보통신 인프라가 도입된 화려한 IT스포츠제전으로 이 대회를 승화시키려고 노력한 모습은 경기장 안팎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 경기장을 비롯한 각 센터와 선수촌 등에 설치된 통신·방송망은 한마디로 거미줄 같다. 일반전화 5238회선, 공중전화 1419회선, 인터넷 149회선, TV방송용 42회선, 라디오방송용 280회선 등 총 9676회선이 빈틈없이 조직적으로 구축돼 있다.
IT와 관련한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한 사전준비도 빼놓을 수 없다. 아시아경기대회 기간 중에는 사이버테러대책본부가 가동돼 정보침해 사고를 막는 노력도 치밀하게 수행된다. 벡스코(BEXCO)에는 통신지원 종합상황실이 설치돼 12명의 요원이 대회기간 중 24시간 근무한다.
성공적인 아시안게임을 위한 첨단 IT는 무엇보다 탄탄한 IT인프라가 뒷받침됨으로써 가능해진 얘기다.
부산아시아경기대회를 위해 구축된 IT인프라는 ‘대회종합정보시스템’을 총괄하는 주경기장 운영본부 메인센터와 각 경기장 내 시스템, 그리고 서버 등 주요 장비가 위치한 부산 KT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벡스코 내 메인미디어센터(MMC) 등 세 곳을 축으로 유기적인 결합을 보인다.
아시안게임 대회종합정보시스템은 대회지원관리시스템·경기운영시스템·대회패밀리정보시스템·멀티미디어서비스시스템·인터넷서비스시스템 등 5개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대회지원관리시스템은 아시안게임 개막일부터 폐막일까지 대회진행에 필요한 모든 지원업무를 주관하며 경기운영시스템은 대회가 시작된 이후 경기에서 발생되는 각종 경기기록을 전산으로 관리한다.
게다가 부산아시아경기대회의 역동적인 장면과 선수들의 숨소리를 전해줄 방송시스템도 모든 테스트를 완료하고 당장이라도 중계에 들어갈 수 있도록 채비를 마쳤다. 부산아시안게임의 통신방송망 구축은 2008년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중국에서도 노하우 전수를 요청할 정도로 그 주가를 높이고 있다. 방송망은 경기장에서 벡스코 국제방송센터로, 다시 금산·보원·서울의 위성국과 해저케이블로 연계돼 세계 각국으로 전송되며 KBS·MBC·SBS 등 방송 3사가 전담한다.
방송시스템의 핵심인 부산국제미디어센터(MMC)는 국제방송센터와 내외신 기자들이 상주하는 국제프레스센터로 종합방송센터·녹화실·기사작성실·사진기자공동작업실·기자회견장·정보검색실·은행 등 최고의 취재방송 여건을 제공한다. 간이프레스센터(SPC)가 각 경기장과 본부호텔·선수촌·기자호텔 등 45개소에 설치돼 각국에서 파견된 7000여 기자들의 취재를 돕는다. 북한보도진을 위해서는 북한 유선망을 사용한 방송중계망도 구축됐다.
부산 사직 주경기장과 7개 경기장에는 각각 E1급 통신망이 KT 인터넷데이터센터로 연결되며, 주 통신망 이외에도 백업용 네트워크가 이중으로 포설됐다. 선수촌에는 ADSL과 VDSL 초고속인터넷선이 20회선가량 들어가며 북한선수촌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KT는 북한선수단의 요청을 받아들여 직통전화와 일반전화도 가설했다.
통신인프라 종사자들은 한국이 통신인터넷을 비롯한 IT강국이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아시아 각국에 각인시키기 위해 개막일 첫 경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아시아경기대회 개막일을 3일 앞두고 땀방울을 흘리는 선수들의 힘찬 움직임을 담아내 우리의 앞선 IT인프라와 기술력을 아시아 각국과 전세계에 전파시키는 일만이 남아있다.
<특별취재반><팀장=이재구차장 jklee@etnews.co.kr
윤승원기자 sw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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