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피` 인증 주체 싸고 정보통신協-이통3사 `샅바싸움`

 이동통신 3사가 연말경 무선인터넷 표준플랫폼 규격인 위피(WIPI)에 기반한 단말기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위피 인증주체를 두고 정보통신기술협회(TTA)와 이통 3사가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TTA는 지난 5월 위피를 정보통신단체 표준으로 채택하고 향후 이통 3사가 위피 탑재 단말기를 출시할 경우 그 단말기가 위피 규격 요건을 만족시키는지 여부에 대한 시험인증서비스를 준비해왔다.

 하지만 최근 이통 3사가 별도의 인증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나서면서 위피 인증문제를 둘러싸고 TTA와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노세용 LG텔레콤 상무는 17일 열린 ‘무선인터넷망 개방 및 플랫폼 워크숍’에서 “위피 인증협의체 구성을 위해 이통 3사가 협의중”이라며 “위피 규격의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도 이같은 협의체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이통 3사는 각사의 임원들을 위원장으로 하는 협의체 구성을 위한 작업을 진행중으로 세부 운영안은 이미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이동통신 분야가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는지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 TTA와 같은 외부 기관을 통해 인증테스트를 받을 경우 아무래도 사업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통사의 사업계획에 맞춰 신속하게 인증작업을 진행하려면 이통사가 직접 나서는 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어차피 플랫폼 표준화가 목적이라면 인증주체가 누가 되는지는 크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 TTA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TTA 관계자는 “TTA가 위피를 단체 표준으로 채택했고 표준 관련 시험인증서비스가 TTA의 주요 업무인데 이런 인증기관을 두고 이통 3사에서 왜 별도의 인증협의체를 구성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이통사에서 인증할 경우 위피 규격 준수 여부를 어떻게 확인하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통3사에서 인증 주체로 나서겠다고 계속 고집한다면 인증업무를 분담하는 식의 절충은 가능하지만 TTA가 인증기관이 되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