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전화단말기업계가 전세계 컬러단말기 보급 확산에 따른 특수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하반기들어 북미·유럽·아시아 등 전세계적으로 컬러단말기 보급이 본격 확산되면서 국내 업체들의 수출 단가가 상승하고 물량이 크게 늘어나는 등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내수시장에 컬러단말기를 선보인 지 1년여 만에 컬러 판매비중을 7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저력을 보인 국내 메이저업체들이 치열한 경합을 통해 다져진 경쟁력을 앞세워 높은 가격으로 컬러단말기를 전세계에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 http://www.sec.co.kr)는 하반기들어 미국·유럽·아시아 등에 컬러단말기를 본격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수출단가를 10달러 정도 올렸다. 고가 컬러단말기 수출 비중이 흑백의 3분의 1 수준까지 늘어남에 따라 대당 평균 수출가격이 상반기 176달러에서 7∼8월엔 185∼190달러로 올랐다.
삼성전자 IR 관계자는 “해외에서 이제 막 컬러단말기를 도입한 만큼 연말까지 수출 단가는 지속적으로 올라갈 전망”이라며 “수출 단가 상승은 수익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하이엔드 시장의 독주를 막으려는 경쟁업체들의 견제로 가격하락 압박에 시달려온 삼성전자는 컬러단말기 판매 확대로 숨통이 트이게 됐다.
삼성전자는 컬러단말기 판매 확대에 힘입어 3분기에 1000만대 이상의 이동전화단말기를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시장에 공급할 예정인데 이는 분기별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다.
LG전자(대표 구자홍 http://www.lge.com)는 컬러단말기를 발판으로 해외에서 하이엔드 시장으로의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컬러단말기는 200달러 이상의 고가로 수출되고 있어 LG전자로서는 중가시장에서 고가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기 때문이다. 실제 LG전자는 하반기들어 미국과 중국으로 CDMA 및 GPRS 컬러단말기 수출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상반기 155달러 수준에 머물렀던 수출용 평균단가가 160∼165달러로 높아졌다.
함재경 LG전자 상무는 “미국 시장에 6만5000 컬러단말기를 200달러보다 높은 가격으로 공급하며 자연스럽게 하이엔드 시장에 진출했다”며 “컬러단말기가 대중화되면 가격이 내려가겠지만 의도적으로 가격을 떨어뜨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수출에 활기를 띠고 있는 중견·중소업체들도 컬러 특수에 대한 기대가 높다. 국내 메이저업체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컬러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텔슨전자 관계자는 “연말 중국의 cdma2000 1x 단말기 공급을 시작으로 컬러단말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라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및 제조자주도설계생산(ODM)을 통해 확보한 컬러 경쟁력을 매출 확대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