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를 둘러싼 한국·일본·대만 등 3국간의 특허전쟁이 갈수록 표면화되는 가운데 LG필립스LCD가 모니터 및 TV용 TFT LCD의 광시야각 구현을 위한 핵심기술인 ‘액정수직배형기술’(VA:Vertical Alignment)의 서브 라이선스를 획득,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필립스LCD는 최근 대만 굴지의 디스플레이업체 CPT 및 관련사들이 자사의 LCD 화면 극대화 기술인 ‘사이드 마운팅’(side mounting)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미국법원에 제소하는 등 전세계 관련업계를 대상으로 지적재산권 사용을 본격화, 귀추가 주목된다. 본지 9월 4일자 28면 참조
LG필립스LCD(대표 구본준)는 26일 프랑스의 ‘코미사히아 아 레네지 아토믹’(CEA: Commissariat a l’Energie Atomique)이 보유한 VA방식의 광시야각기술 관련 핵심특허에 대한 ‘서브 라이선스’(sub-license)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서브 라이선스란 원천특허를 보유한 업체나 개인으로부터 특허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아 특허권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고차원적인 지재권 활용전략이다. 따라서 LG필립스는 다른 TFT LCD 업체들에 VA 특허기술 사용에 대한 실시권을 부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특히 VA방식 광시야각 구현기술은 모니터용 및 TV용 LCD의 넓은 시야각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기술 중 하나로 현재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만의 주요업체 등 국내외적으로 상당수 TFT LCD 업체들이 이 기술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관련업계에 상당한 반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이와 관련, LG필립스측은 “특허 사용 실시권을 부여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한 만큼 VA기술을 적용하고 있는 전세계 LCD업체들을 대상으로 조만간 특허기술 사용과 관련한 공식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CEA는 80년대까지 디스플레이 관련 연구를 진행, 현재 TFT LCD를 비롯한 평판디스플레이(FPD) 관련 원천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최대의 정부출연연구소로 LG필립스의 적극적인 지재권 전략을 인정, 이번에 VA 특허기술의 서브 라이선스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필립스는 샤프·히타치·도시바에 이어 지난해 TFT LCD 관련 미국 특허 102건을 취득해 4위를 차지했으며, 세계 3대 항공기 디스플레이업체 로크웰콜리나스(Lockwell Collinas)와 보유 특허 실시권 계약을 체결하는 등 지재권을 통한 전방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계 TFT LCD 업체들이 생존을 위한 무한경쟁시대로 접어들면서 특허를 무기로 한 원천기술 보유업체들의 지재권 공세는 앞으로 더욱 뜨겁게 전개될 것”이라며 “특히 일부 선발업체들이 후발업체들의 추격을 봉쇄하기 위한 전략으로 지재권을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