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 음악출판사 합법성 검토에 업계 파문 일 듯

 음악저작권의 신탁관리업무를 두고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와 국내외 음악출판사들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문화관광부가 국내외 음악출판사들의 업무영역을 재조정할 움직임을 보여 관련업계간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문화부는 대리중개로 역할이 규정돼 있는 음악출판사 및 외국계 음악출판사들이 신탁관리와 유사한 영역까지 업무범위를 확대함에 따라 혼선이 초래되고 있다고 보고 법적 분석에 들어가기로 하고 최근 20여개 음악출판사를 대상으로 저작자(작사·작곡가)와 체결하고 있는 계약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더구나 문화부는 계약서에 대한 법적 검토가 끝난 후 법적 테두리에서 벗어난다고 판단될 경우 ‘대리중개 신고를 반려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문화부의 이같은 조치는 대리중개·신탁·양도와 관련한 용어해석이 명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음악출판사의 태생 자체가 외국에서 이뤄져 국내 환경에 그대로 적용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들어 음악출판사의 활동이 적극성을 띠면서 KOMCA와 마찰을 빚는 사례가 급증한 것도 문화부가 직접 나서게 된 것이다.

 문화부 관계자는 “KOMCA는 협회 명의로 계약을 체결하고 소송도 제기할 수 있으나 음악출판사는 권리를 이양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 업무는 계약에 필요한 여건을 조성하거나 프로모션 활동이 돼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출판사가 편법으로 조건부 양도라는 방법을 쓰고 있지만 포괄적인 의미의 저작권 관리에 대해서는 간여할 수 없다”고 강조해 저작권 관리는 기본적으로 KOMCA측 입장을 수용해야 함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음악출판사는 외국에서는 음악출판사와 저작자간에 맺는 계약서를 ‘양도(assignment)’라고 표기하고 있다며 문화부의 견해대로라면 국제적인 관례를 무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다. 특히 음악출판사들은 “이번 계약서 요구가 현행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고 협회의 손을 들어주기 위한 명분 아니냐”며 계약서를 제출하지 않을 뜻을 내비치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