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루슨트테크놀로지 산하 벨연구소의 헨드릭 숀이라는 32세 연구원이 실험데이터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해고당했다. 벨연구소에서 이런 이유로 연구원이 쫓겨난 것은 77년 연구소 역사이래 처음.
연구소측은 자체 위원회 조사결과 숀이 칩 모듈화 관련 기술 등에서 적어도 16가지 실험데이터를 꾸며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데이터 조작은 지난 98년부터 2001년까지 벌어진 일로 벨연구소가 현재 상용화를 추진중인 제품들과는 연관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벨연구소는 스탠퍼드대학의 말콤 비슬리 교수를 책임자로 위원회를 두고 벨연구소는 물론 산하 연구소 소속 과학자 20명의 연구논문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결과, 숀의 고의적 데이터 왜곡 사실을 밝혀낸 것.
연구소측의 발표에 대해 숀은 “조사단이 밝혀냈다는 사실이나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누가 실험해도 결과가 유사하게 나올 것”이라며 데이터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컴퓨터의 용량이 작아 데이터파일을 충분히 저장하지 못했을 뿐”이라며 사람들을 호도해 그동안 자신이 쌓은 공을 무너뜨릴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결과는 법정에서 밝혀지겠지만 연구소측은 젊은 패기에서 오는 무모함이 숀으로 하여금 실험 데이터를 조작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도록 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