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공유조차 안됐던 때를 돌이켜보면 많은 발전을 이룬 것이죠. 하지만 경쟁 진영인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C언어 기반의 개발자들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이를 전담할 조직까지 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좀더 분발해야 합니다.”
29일 건국대 새천년강당에서 ‘3회 모바일자바 세미나’를 개최하는 권기경 모바일자바커뮤니티 회장(28)은 한국썬에 대한 따끔한 충고로 입을 연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아·태지역에서 자바 개발자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약속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지원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것이다.
2000년 8월 출발한 모바일자바커뮤니티는 자바 응용 분야에서도 한창 각광받는 모바일 분야의 개발자 협의체로 회원만 1만2162명에 이른다. 회원들의 ‘충성도’가 높을 뿐 아니라 다른 어떤 자바 관련 커뮤니티들과 비교해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2회의 세미나를 치렀으며 매번 1300∼1만5000명 정도의 인원이 참석했다.
권 회장은 1회 세미나를 잊지 못한다. 9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장소에 13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세미나는 그야말로 한증막이었다. 8월 더위에 마침 냉방장치까지 고장나 보조의자를 넣고 빽빽히 들어앉은 세미나 장소가 어떠했을지는 상상이 간다. 그러나 이런 악조건에서도 질의응답까지 마치고 일어서는 참석자들을 보면서 개발자들의 정보에 대한 목마름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특정 업체의 후원이 없는 자발적인 커뮤니티가 자체 세미나를 이번 3회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개발자들의 정보욕구가 그만큼 강했기 때문이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자바뿐만 아니라 모바일 비즈니스에 관련된 망개방이나 WIPI 등 다양한 주제를 선택했다. 워낙 비즈니스와 직결된 영역이다보니 회원들의 관심이 방대하기 때문이다. 또 구직·구인에 대한 정보 등으로 학생 개발자들에게 실용적인 이벤트도 함께 마련했다.
권 회장은 부산 같은 지역으로 세미나를 확대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서울지역은 이번까지 3회 세미나를 개최함으로써 안정될 것으로 보여 지역 세미나를 통해 지역에 거주한 개발자들이 처한 어려움을 약간이나마 해소하자는 의도다. 연말이나 내년 초 지방 도시의 세미나 개최를 구상중이다.
“선닷컴 사이트에 있는 자바개발툴킷(JDK)은 영어와 일어버전만 있을 이유가 없다”는 권 회장은 “국내 자바 개발자들의 노력을 고려할 때 한글어 버전을 지원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권 회장은 “무엇보다 한국썬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설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글=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