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관심을 모았던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 도입이 2004년 이후에나 추진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그룹 정보기술센터의 한 관계자는 26일 “한국 본사 ERP 프로젝트는 오는 2004년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우선 적용한 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앨라배마 공장에서는 오는 2005년 완성차가 생산될 예정이다.
◇현대차 ERP 추진현=현대차는 지난 96년부터 본사 차원의 ERP 도입을 검토해왔다. 당시 바안과 SAP 제품을 동시에 검토했지만 내부 반대로 백지화됐다. 이후 98년 자체 회계·재무시스템을 구축해 현재까지 활용하고 있다. 도입 재검토 시기는 지난해부터로 BMW·도요타 등이 20만∼30만대 생산규모의 공장에 잇따라 ERP를 구축하면서 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우선 적용키로 한 앨라배마 공장의 경우 현재 우선 협상대상자로 SAP을 선정했으며 본사 인원 중심의 전담팀도 가동 중이다. 10월 중 최종 발주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ERP 도입 전략=현대기아차그룹은 수천억원이 소요될 본사 ERP에 대해 최대한 그 도입시기를 저울질한다는 입장이다. 급한 것은 솔루션기업들이라는 판단에서다. 한국오라클·SAP 등을 상대로 ERP컨설팅·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는 것도 몸달아하는 이들에게 가격을 충분히 깎겠다는 사전작업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본사 ERP는 미국공장의 도입 사례를 검증한 이후다. 여기에는 경영진들이 현재 잘 돌아가고 있는 자체 시스템을 급하게 패키지로 바꾸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미국공장-신유럽공장-각 해외공장-본사 순으로 ERP를 도입하는 방안도 면밀히 검토되고 있는 알려지고 있다.
◇관련업계 입장=한국오라클의 경우 현대차 ERP 수주를 위해 각종 컨설팅, 커스터마이징 등을 저렴한 가격에 제안했지만 그 규모가 너무 커서 인력수급 등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AP코리아 역시 ERP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 통합프로젝트의 주 사업자 선정을 노리고 있지만 수년의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부담되기는 마찬가지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