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현지시각)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제2차 ASEM 전자상거래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제안한 ‘ASEM 전자상거래 권고안’이 채택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자상거래 분야 국제협력을 미국·일본에 이어 영국·핀란드 등 유럽지역으로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국내 전자상거래 관련 기업의 해외진출을 총력 지원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정부 차원에서 국제협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ASEM 전자상거래 권고안 채택과 의미=산업자원부에 따르면 ASEM 26개 회원국 정부대표는 ‘제2차 ASEM 전자상거래 회의’에서 활발한 토론끝에 한국과 핀란드가 공동 발의한 ‘ASEM 전자상거래 권고안’을 최초로 채택했다. ASEM 전자상거래 권고안은 각 회원국 정부가 전자상거래를 촉진하기 위해 지켜야할 일반원칙과 소비자보호, 보안, 지적재산권 등 3개 분야의 원칙은 물론 OECD, WTO, APEC의 가이드라인 등 국제적으로 인정된 원칙들을 담은 것으로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개최된 제1차 회의에서 한국과 핀란드가 공동으로 준비해 제안하도록 한 결정에 따라 작성된 것이다.
이번 권고안 채택은 아시아와 유럽국가들이 전자상거래 발전을 위해 취해야 할 방향에 대해 최초로 합의했다는 점과 무엇보다도 여기에 우리나라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산자부는 이를 계기로 아시아·유럽국가들과의 국제협력 강화 차원 유럽에서도 전자상거래 분야의 선진국으로 꼽히는 핀란드·영국 등과 협력을 공고히 하는 한편 정부간 협력채널을 중국·베트남 등 동남아국가로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국경을 넘는 거래의 특성상 전자상거래 분야에 있어 국제협력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번 권고안 채택을 계기로 아시아·유럽간 전자상거래 협력 확대는 물론 이 분야에 있어 한국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영 및 한·핀란드 협력 강화=이와 관련, 산자부는 26일 영국 통상산업부에서 양국 전자상거래 관련 부처 및 기관, 업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한·영 전자상거래정책협의회’를 열고 소비자보호, 인증, 전자상거래 정보포탈사이트 구축 등의 분야에서 협력키로 합의했다. 양국은 우선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 분야의 경우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시 소비자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양국의 소비자 신뢰마크인 ‘e트러스트’와 ‘트러스트UK’간 상호인증을 추진키로 했다.
또 인증분야에서는 영국의 대표적 인증업체인 T-Scheme과 한국의 인증업체에 대한 비교연구를 통해 상호인증 등 구체적 협력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아울러 ASEM 26개 회원국의 전자상거래 관련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아시아-유럽간 전자상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한국이 추진중인 ASEM 전자상거래 정보포털사이트 구축에 영국이 적극 동참키로 했다.
한·영 양국은 전자상거래정책협의회에 이어 전자상거래 관련 기업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한·영 전자상거래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개최, 양국 기업간 공동기술개발 등 협력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에서 삼성SDS·SK C&C·현대정보기술 등 대표적 SI업체와 영국에 진출한 게임·솔루션·인증 분야의 IT업체들이, 영국에서는 BT, 필립스, 보다폰 등 20여개 업체가 각각 참가했다.
산자부는 이에 앞서 24일에도 핀란드 상공부와 공동 주관으로 양국의 전자상거래 솔루션, 게임, 스마트카드 등 협력가능 분야의 기업이 참석한 가운데 ‘전자상거래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개최, 양국의 기술개발 상황 및 협력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이번에 영국과 핀란드에서 각각 양국 정부 및 업계, 관련 기관 등이 참가한 가운데 전자상거래 분야의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정부간 또는 업계간 회의를 개최함으로써 그간 미국·일본 등에 국한됐던 국제협력이 향후 유럽지역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