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내부직원에 의한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감사정보시스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협이 최근 금융권 최초로 패키지방식의 지능형 감사정보시스템 구축에 나선 데 이어 우리은행·수협·제일은행·새마을금고·동원증권 등이 연말 가동을 목표로 내달부터 잇따라 시스템 도입에 나선다.
금융권의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99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전체 금융권에서 일어난 총 1055건( 8311억원)의 금융사고 가운데 상당 부분이 내부직원에 의해 발생했다는 금융감독원 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농협은 이달초부터 농협중앙회와 단위농협 차원에서 사고위험 징후를 사전에 탐지할 수 있도록 지식공학 기법을 적용한 패키지형 시스템을 구축중이다. 농협은 앞으로 이 시스템을 통해 기존의 사고를 600여 가지의 유형으로 분류해 사전예방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다. 수협도 조기경보 및 추적조회 기능을 중심으로 종합감사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하고 관련업계에 기술정보요청서(RFI)를 발송했다.
제일은행은 지난달 말 구성한 내부감사 전담팀의 분석결과를 토대로 시스템 구성에 대한 기본개념 정립을 마무리짓고 구축방식을 결정하는 대로 본격 개발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2000년 구성된 리스크관리팀을 중심으로 위험관리시스템을 구축중인 새마을금고는 이 시스템을 통해 잦은 내부 사고로 실추된 이미지 제고에 나설 방침이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등 이미 부분적인 감사시스템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는 주요 은행들도 기존 시스템을 상시감사체제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이밖에 동원증권은 통장재발급이나 당일입출금 계좌를 실시간 확인해 직원들의 고객계좌 도용을 방지하는 시스템을 구축중이다.
제일은행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기관들은 주로 사후감사에 치중해왔기 때문에 위험요소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면서 “대 고객 신뢰성 확보를 위한 감사정보시스템 도입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