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건물입주가 시작되는 서울 도곡동의 매머드급 주상복합빌딩 타워팰리스<사진>가 세계 초고속 승강기종의 경연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의도 63빌딩(높이 249m)과 맞먹는 고층건물 7동으로 구성된 타워팰리스Ⅰ, Ⅱ, Ⅲ는 지난 99년 삼성물산이 착공 당시부터 국내 최대의 호화 주거시설로 화제를 모았으며 최근 몇 년새 초고층 빌딩숲으로 탈바꿈한 서울 도곡 2동 일대서도 단연 돋보이는 건물군이다.
타워팰리스는 특히 고속승강기 발주공사만도 사상 최대규모인 총 500억원에 달해 승강기업체들의 수주경쟁도 여느 때보다 치열했는데 동양에레베이터가 타워팰리스Ⅰ차 4개동을, LG오티스와 미쓰비시엘리베이터가 타워팰리스Ⅱ, Ⅲ차 승강기 물량을 나눠서 수주했다.
타워팰리스의 건물높이는 최고 263m. 이만한 높이를 승강기로 오르내리려면 고도의 시공기술은 물론 안전설비와 기밀성, 진동방지, 인체공학적 설계기술이 필수적이다. 한마디로 승강기업체의 모든 기술력이 집약되는 결정체인 셈이다.
결국 같은 타워팰리스 단지 내에서 3개 경쟁사 초고속 승강기종이 나란히 비교되는 경쟁구도를 의식한 관련업체들은 자사 엘리베이터의 시공, 안전확보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2600여 세대가 밀집한 최고층 빌딩이란 타워팰리스의 상징성을 감안할 때 자칫 승강기 안전사고라도 발생하면 해당업체는 ‘기술력이 뒤진 회사’로 몰려 향후 고속승강기 수주경쟁에서 치명타를 입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G오티스는 타워팰리스Ⅱ차와 인근 고층빌딩을 전담하는 승강기 AS팀을 오는 12월부터 도곡 2동에 상시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 일본 도시바의 고속승강기종을 시공한 동양에레베이터와 고속승강기부문 세계 1위를 자랑하는 미쓰비시엘리베이터도 각사의 최정예 기술인력을 타워팰리스 공사현장에 투입해 연일 승강기 안전대책에 매달리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한 관계자는 “다음달부터 타워팰리스 입주가 시작되면 각 승강기업체의 기술 수준이 백일하에 드러날 것”이며 “세계적인 승강기업체들이 자존심을 걸고 시공한 만큼 승객안전에는 큰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 도곡 2동 일대는 타워팰리스, 아크로빌 등 44∼66층짜리 고층빌딩 19개가 밀집해 국내 초고속 승강기시장을 주도하는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부동산열기에 따른 초고층빌딩 신축붐이 지속되면서 한국은 분속 160m 이상 초고속 승강기부문에서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권의 수요 국가로 성장한 상황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