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처음으로 탯줄혈액인 제대혈을 보관하는 은행을 시작했을 때 30명에 지나지 않았던 보관자가 최근들어 한달에 1000여명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제대혈 연구 바이오벤처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를 개척한 메디포스트의 양윤선 사장(38)은 그동안 거의 늘어나지 않던 제대혈 보관자가 최근들어 급증하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사회적으로 제대혈 보관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제대혈이란 말이 생소한 지난해 처음 가족제대혈은행인 ‘셀트리’를 시작했던 그는 삼성서울병원 임상병리과 전문의와 교수직을 버리고 벤처사업가라는 길을 선택했다. 안주하는 것이 싫어서였다.
삼성서울병원 전문의 시절 해외의 제대혈 이식 및 보관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양 사장은 뜻을 같이하는 의사들과 함께 메디포스트를 설립했다.
그는 연구에 집중된 자신의 백그라운드를 보조할 미국 CUNY 출신 MBA 경영전문가 진창현 사장과 힘을 모았고 삼성서울병원과 중앙병원, 서울대 의대 교수 출신들의 연구자문을 받는 등 철저한 준비로 메디포스트를 시작했다.
“벤처기업은 갓 태어난 생명체처럼 아주 섬세하고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그런 생명체를 올바르게 키워가는 작업이 너무나 흥미롭습니다.”
벤처기업가로의 변신에 후회가 없다는 양 사장은 서울대 의대를 수석졸업한 학구파. 수석졸업을 강조하기 싫다는 양 사장은 벤처기업 메디포스트의 성공적인 수석졸업에 더욱 기대가 크다.
“메디포스트는 제대혈을 보관하는 은행에서 나아가 제대혈의 조혈모세포를 이용한 각종 세포치료제 개발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그는 최근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제대혈 보관에서 머무르지 않고 제2단계 도약을위한 발판 마련에 열중하고 있다.
메디포스트는 이미 제대혈에서 분리한 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해 퇴행성 관절염을 치료할 수 있는 연골세포치료제를 개발, 동물실험에 착수했다.
“그동안 불치병의 영역에 있던 많은 질병들이 제대혈 연구를 통해 정복될 것입니다.” 인체 내부 재생의 메커니즘을 그대로 실현하는 세포치료제의 가능성을 강조하는 양 사장.
그는 “그동안 세포치료제가 가졌던 품질의 변동성을 해결해 환자와 의사가 인정할 수 있는 제품으로 시장에 나서겠다”며 “메디포스트의 진검승부가 이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