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폭락 속에 코스닥 거래대상 종목 10개 중 3개는 최근 1년 사이에 가장 낮은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27일 코스닥시장에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수는 249개나 됐다. 이는 전체 거래대상 833개 종목의 29.8%나 된다. 이 가운데 다수는 연일 신저가를 재경신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신저가 속출 사태는 거래소시장의 상대적 안정세와는 뚜렷하게 구별된다. 이날 거래소시장의 신저가 종목은 30개에 불과했다.
한창헌 KGI증권 연구원은 “신저가 종목 속출 등 코스닥 폭락은 미 증시에서 다우지수에 비해 나스닥이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라며 “조정국면으로 판단하기에는 단기간의 낙폭이 너무 과다한 상황으로 본격적인 추세전환에는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신저가 종목은 업종이나 영업실적, 신규등록 여부를 떠나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한때 보안 황제주로 손꼽혔던 안철수연구소와 정소프트 등은 물론 핸디소프트·로커스·모디아 등 코스닥 전성기를 구가했던 종목들도 신저가를 기록했다. 최근 신규로 코스닥에 등록한 이모션과 휴먼텍코리아·디엠테크놀로지 등도 예외없이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이는 개별 기업의 문제라기보다는 시장 자체의 구조적인 문제가 극에 달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기관과 외국인이라는 중장기 투자자들의 비중이 매우 낮은 데다 △해외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물량의 주식전환에 따른 수급부담 △일부의 문제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자주 나타나는 대주주의 도덕적해이 △ 코스닥 등록과정에서의 각정 불공정 행위 등으로 투자자들의 기피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도주 부재도 코스닥시장의 체질적 문제 가운데 하나로 지적된다. 몇개월전만 해도 코스닥의 대표주자로 꼽혔던 휴맥스의 경우 6개월여만에 주가가 절반 이하로 하락한 상태다. 또 등록기업 대부분이 국내 대기업으로부터 수주나 하청을 받아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 자체 노력으로 수익성을 단기간에 회복하기도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 증시 관계자는 “코스닥 기업들의 거래소 이전 시도나 코스닥내 무차별적 신저가 종목의 속출 등은 모두 코스닥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점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며 “당분간은 코스닥보다는 거래소, 중소형 개별주보다는 대형주 중심의 시장대응이 유효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