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햏자입니다.”
정체불명의 ‘아햏햏’이 급속하게 확산돼 대학생들을 포함한 젊은 세대들의 새로운 문화코드로 자리잡고 있다.
‘아햏햏’이라는 단어가 처음 웹 상에 등장한 것은 디지털 카메라 전문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http://www.dcinside.com)의 사진 갤러리 코너에서였다. 가장 인기가 좋았던 엽기 갤러리에서 누군가 ‘아햏햏’이라는 감탄사를 올린 것이다.
이후 ‘아햏햏’의 묘한 의미가 디지털 키드들의 구미를 당기면서 게시판은 ‘햏’자로 도배가 됐고 ‘햏자도원커뮤니티’(http://www.ahehheh.com), ‘햏간’(http://ahehheh.mr4u.com) 등 대형 홈페이지가 개설되기에 이르렀다.
아햏햏족들은 ‘아햏햏’에 빠져드는 이유가 ‘거시기’란 단어와 의미가 유사한 데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사람이나 사물의 이름이 얼른 떠오르지 않을 때 그 이름을 대신하는 대명사 ‘거시기’는 별다른 의미가 없으면서도 거의 모든 뜻을 담아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이러한 의미가 전이되면서 젊은 세대들은 ‘아햏햏’을 통해 동양철학적 감수성을 느끼는가 하면 포스트모더니즘의 해체주의와 연결고리를 찾으려고 하는 것이다.
‘아햏햏’ ‘햏자’ ‘햏수’ ‘귀차니즘’ ‘취배룹’ ‘쌔우다’ 등은 아햏햏족들이 흔히 쓰는 단어들이다.
이렇게 새로운 단어들 때문에 요즘 웹상의 통신어·외계어와 관련해 우리말 훼손 논쟁이 뜨겁다.
한양대 정모씨는 “통신어와 형태는 다르지만 특정한 체계가 없는 아햏햏의 확산으로 인해 웹상에서 우리말이 훼손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의견에 대해 아햏햏족들은 우리말에 없는 단어를 새롭게 창조한 점을 주축으로 반대의견을 개진하기에 여념이 없다. 아예 ‘아햏햏’을 국어사전에 올리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을 정도다.
국어파괴 논쟁에서 벗어나 중요한 것은 ‘아햏햏’이 신세대 대학생을 포함한 젊은 세대들의 새로운 문화코드가 됐다는 점이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하오체를 주로 사용하는 ‘아햏햏’족들은 홈페이지 게시판에 하루 수백건의 의견을 올리며 즐거운 커뮤니케이션을 계속하고 있다.
<명예기자=권해주·한양대 postman666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