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을 컴퓨터에 의지하면서 집보다 편안함을 제공하는 최첨단 ‘e카’ 개발 열풍이 자동차업계에 거세게 불고 있다.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대우자동차·쌍용자동차 등 완성차업체와 현대모비스·만도 등 부품업체들은 보다 안전하고 편한 운전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디지털기술 기반의 e카 개발에 본격 나섰다.
자동차업계의 e카 바람은 자동차의 개념이 기존 단순 이동수단에서 문화공간 및 업무보조의 공간으로 변화하면서 이른바 ‘세발자전거보다 안전하고 침실보다 편안한’ 자동차 개발을 위한 세계 자동차업계의 추세와 궤를 같이한다. 특히 국내 자동차업계는 e카의 핵심기술로 꼽히는 칩과 센서 분야에서 일본과 더불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대차는 전자정지제어시스템(ETCS) 상용화에 이어 브레이크지원시스템(BAS) 적용에 나섰고 또 쏘나타 EV(납산전지 탑재), 액센트 EV(세계에서 5번째로 전기자동차 인증획득) 등 환경친화차량도 개발했다. 기아차는 교통사고 자동통보시스템, 전기차 제동배력장치 등을 개발했으며 디지털 프로세스를 적용한 디지털 디자인 자동차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대우차는 내년 적용을 목표로 전방충돌경보 및 회피시스템, 사각지대 장애물 경보시스템 등 안전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자율주행차량 개발을 위한 각종 선행연구도 진행중이다. 특히 이 회사는 GM의 선진기술을 접목시켜 최고의 가치를 지닌 e카를 오는 2005년에 출시한다는 전략이다.
쌍용차는 e카 실현을 위해 텔레매틱스·나이트비전시스템·코너링라이트시스템·BAS 등의 기술을 개발중이며 이를 ‘체어맨’ 후속모델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21세기형 현대모비스 e카’ 구현전략을 수립, 전자·정보관련 전문 연구소인 카트로닉연구소 주도로 e카를 개발하고 있는데 중장기적으로 2005년까지 차량 전자정보부품 연구개발에 1000여억원, 모듈부품 개발에 1000여억원을 각각 투입할 계획이다.
만도는 ‘달리다가 안전하게 정지하고(제동), 원하는 곳으로 방향을 틀며(조향), 보다 안락한 승차감(현가)을 제공’한다는 e카 개발 전략을 수립해 중앙연구소에서 반도체·센서의 첨단부품 적용을 비롯한 e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용어해설=e카는 자동차의 전자화를 의미한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환경규제 강화, 안전의식 향상, IT산업 급성장 등의 시대적 요구에 따라 환경·에너지, 안전·편의성, 통신·정보 등 세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한 신기술 개발과 적용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e카의 개념은 그 영역을 어떻게 구분하느냐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센서 및 제어기술을 통해 보다 안전하고 편리함을 제공하는 지능형 차량 분야 △ IT를 차량에 접목해 운전자에게 다양한 정보와 편의성을 제공하는 주행정보 분야 △21세기 환경정책에 대응하는 환경친화차량 분야 등으로 구분된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