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주요 기업들의 향후 실적 예상에 따라 일희일비했다.
지난주(23∼27일) 초 미 증시는 주요 기업 실적 악화, 전쟁 가능성, 경제지표 둔화 등의 악재가 이어지면서 급락세를 보였지만 주중반 들어 GE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이 예상치에 부합하는 실적전망을 발표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이러한 반등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하고 한주를 마감하는 27일, 블루칩들의 실적 악화 경고가 터져나오면서 급락세로 돌아섰다.
결국 지난주 미국 3대 주요 지수들은 5주째 하락세를 지속했다. 다우지수는 한주 동안 3.56% 하락한 7701.5로 마감됐으며, 나스닥지수는 1.79% 떨어진 1199.2로 한주를 마쳤다. S&P500지수도 2.13% 하락한 845.39를 기록했다. 특히 S&P500지수는 9월 거래일을 하루 남기고 3분기 동안 무려 16%나 하락해 지난 87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지난주 미 증시를 웃고 울게 만든 대표 종목은 GE였다. 25일(현지시각) GE는 3분기 실적이 예상치 수준으로 나올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블루칩들을 상승세로 이끌었다. 하지만 27일 GE에 대해 증권사들의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면서 6.9% 급락, 시장 하락을 주도하는 처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리먼브러더스는 GE의 투자 의견을 ‘시장 수익률’로, CSFB 증권은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이는 GE캐피털 부문의 부진이 뒤늦게 주목을 받으면서 성장세가 예전 같지 않다는 우려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2위의 지역 통신사업자인 SBC커뮤니케이션도 가입자 감소 등을 이유로 내년 초까지 직원 1만1000명을 감원하고, 자본투자를 추가로 축소할 것이라고 경고해 시장 하락에 일조했다.
지난 한주간 미 증시가 그동안 투자심리를 억압했던 요인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천수답’ 장세를 연출하고 있는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기업 실적 악화, 경제지표 둔화 등 그동안 미 증시 분위기를 억눌렀던 요인들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국내 증시도 이번주 기술적 반등 외에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