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신기술상>`통신강국`이끈 힘의 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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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신 최대강국의 바로미터는 전파기술.’

 정보통신산업의 핵심기반이라 할 수 있는 전파와 관련된 기술개발에 국가차원의 의욕을 불어넣고 정책적 지원의지를 뒷받침하기 위해 제정된 전파신기술상 시상이 올해로 3회를 맞았다.

 최고상인 전파신기술상대상(대통령상)은 삼성전자의 차세대 이동통신의 고속데이터통신을 실현한 ‘cdma2000 1x EVDO시스템’에 돌아갔고 국무총리상은 이동통신 중계기의 수신감도를 높이면서 제조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 KTF의 ‘TDM수신다이버스티’ 기능이 구현된 이동통신 중계기가 받았다.

 정보통신부 장관상은 세계 최초로 바이너리 자바와 C언어를 동시 지원하는 등 기존의 모바일 플랫폼에서 구현하지 못한 다양한 기술을 실현한 아로마소프트의 아로마 위피 플랫폼, F바 기술을 적용해 초소형 듀플렉서(송신과 수신신호를 분리해주는 이동통신 부품), 이동하면서 CD음질의 라디오방송을 들을 수 있는 퍼스널텔레콤의 휴대형 디지털오디오방송(DAB) 수신기에 돌아갔다.

 국내 통신산업은 세계 최고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 최초로 cdma2000 1x EVDO 서비스를 상용화한 데 이어 비동기식(WCDMA) IMT2000서비스도 내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는 보다폰·BT·NTT 등 세계 유수의 통신사업자들이 과다한 투자의 여파로 ‘거품 줄이기’의 고통스러운 과정을 밟고 있고 각국의 통신사업자들이 차세대 통신사업을 연기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에 발맞춰 CDMA기술을 바탕으로 한 세계 통신기술의 리더로서 역할 강화에 나서고 있다. 루마니아·캄보디아 등에 CDMA기술을 전파하고 있으며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잇는 CDMA벨트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나아가 통신의 불모지인 북한과도 CDMA협력을 추진중이다. 지난 6월말에는 미국·브라질·중국·인도·폴란드 등 세계 이동통신전문가와 기업인이 참여한 가운데 CDMA CEO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 산업은 장비와 단말기 부문의 IT수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8월까지 이동전화 단말기를 포함한 통신기기의 수출은 77억4000만달러에 이른다. 특히 이동전화 단말기 부문은 8월까지 증가율 37.4%를 기록, 54억8000만달러의 수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IT코리아의 이미지를 전세계에 알린 지난 월드컵 게임에 이어 동남아시아·중국 등 전략적인 수출대상국가들이 대거 방문하는 아시안게임을 통해 이같은 성과는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통부는 직접 해외 수출거점을 마련해 국내 통신서비스 및 장비, 단말기 업체들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는’ 핵심 산업으로 적극 육성한다는 계획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무리 좋은 국제적 인지도와 수출루트가 있더라도 전파기술의 확고한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면 ‘화무십일홍’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른바 모바일 혁명으로 무선통신이 통신산업의 주축으로 자리잡음에 따라 전파기술이 수출경쟁력의 핵심부분을 차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통신분야의 세계적인 경쟁력의 바로미터는 전파기술이며 이를 적극 육성하는 것이 곧 수출경쟁력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토대가 된다는 것이 산업적 요구다. 특히 전파기술은 통신기술의 근간을 이루면서도 기술 자체의 수명이 길고 선도적 위치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인 확보 정책이 요구된다. 세계적인 표준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국가차원의 투자가 절실하다는 얘기다.

 이러한 의미에 걸맞게 국내 유일한 전파방송분야의 상인 전파신기술상은 지난 2000년 처음으로 제정, 3회를 맞는 올해부터 최고상의 훈격을 대통령상으로 높였다. 전파신기술상 수상제품은 그야말로 ‘대한민국 대표 전파기술’로서의 자격을 공고히 하는 것이다.

 지난 2000년 CDMA 무선모뎀 및 모듈기술로 정통부 장관상을 수상한 벨웨이브의 경우 수상 직후인 12월 시티코프로부터 2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고 이듬해인 2001년에는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로부터 4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사후적인 혜택을 톡톡히 봤다. 이에 더해 정통부는 올해부터 시상 이후의 지원사업을 강화해 마케팅 지원은 물론 자금지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올해 전파신기술상은 전파 및 방송분야가 IT분야의 핵심전략산업으로 떠오른 데 걸맞게 대기업의 참가도 2000년 2개사에서 올해 7개사로 늘어났다. 이를 포함해 전파관련 무선시스템 및 단말기, 무선통신부품, 무선통신 소프트웨어 부문에 총 41개사 43개 제품이 예년보다 한층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특히 삼성전자의 대상수상은 전파신기술상 제정 이후 처음으로 대기업이 수상한다는 점과 함께 우리나라가 세계최초로 cdma2000 1x EVDO서비스를 상용화하는 데 있어 기술적 기반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나아가 IMT2000 등의 차세대 서비스가 국내에서 첫발을 내디뎌 이른바 세계 첨단기술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게 된다는 청사진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탄탄한 전파기술은 이와 관련된 단말기·부품은 물론 관련 콘텐츠의 수출에까지 산업 유발효과를 기대케 한다.

 심사위원장인 윤현보 동국대학교 교수는 “올해로 3회를 맞은 전파신기술상은 우리나라의 기술력을 점검하고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표준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며 “그 어느해 못지 않게 우수한 신기술이 많이 출품돼 심사과정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을 정도”라고 말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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