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테크]마이크로연료전지-개발현황·주요업체

 마이크로 연료전지(Micro Fuel Cell) 기술이 휴대형 정보통신기기 및 가전업계와 최종 사용자들의 수요를 어느 정도 충족시키고 있으나 아직 덜 성숙돼 있고 정부의 규제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배기가스에 대한 규제 강화가 교통수단용 마이크로 연료전지를 개발하게 하는 촉진제가 되었다. 또 정부와 에너지 관련 산업계는 고정 장비용 마이크로 연료전지 개발에도 힘을 기울여왔다.

 앞으로 수년 동안 마이크로 연료전지 업체와 휴대형 정보통신기기 및 가전제품 업체들은 연료전지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전자 제품업체는 계속해서 시장 요구에 적합한 마이크로 에너지원을 채택하고 특정 단일 에너지원에 편중되게 투자하는 것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마이크로 연료전지 개발업체들이 우수한 초기 제품을 오는 2006까지 출시하지 않으면 군사 장비부문만이 유일한 수요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보통신기기 업체들이 3세대 이동전화 보급이 크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전지 업체들은 마이크로 연료전지 개발을 서둘러 추진했다. 3세대 이동전화기가 출력이 더 큰 에너지원을 필요로 할 것으로 예상하고 대부분의 마이크로 연료전지 개발업체들은 차세대 이동전화기에 적합한 마이크로 연료전지를 디자인했다. 여러 업체가 기존 전지보다 에너지 밀도가 상당히 높은 마이크로 연료전지 시제품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전지의 상용화 일정도 낙관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3세대 이동전화의 보급과 서비스가 완만히 이루어지고 경기가 하락함에 따라 이동전화용 마이크로 연료전지 사업이 위축되었다.

 또 기술적인 어려움 때문에 연료전지 업체들은 기존 전지를 완전히 대체하려는 전략 대신 단계적으로 대체한다는 접근 방식을 채택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리하여 연료전지 업체들은 1차적으로 휴대형 정보통신기기용 연료전지 재충전장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부문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정부가 기존 전지를 대체할 수 있는 마이크로 연료전지를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마이크로 연료전지 업체들은 우수한 기술력과 특허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금력과 시장 기반이 든든한 정보통신기기 및 전자업체들과 제휴·합작 또는 기술제공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기술을 상용화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런 이유로 MTI마이크로퓨얼셀스(MicroFuel Cells), 메디스테크놀로지스(Medis Technologies), 맨해튼사이언티픽스(Manhattan Scientifics) 등 마이크로 연료전지 업체들이 앞으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들과 제휴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부 전문가는 만일 초기제품이 기대에 어긋나고 예상시기에 출시되지 않아 상용화 일정에 대한 낙관적인 분위기가 깨지면 관련업계가 고사(枯死)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더구나 시장 반응이 미온적이면 마이크로 연료전지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가 다른 분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마이크로 연료전지 업체는 MTI마이크로퓨얼셀스, 메디스테크놀로지, 맨해튼사이언티픽스외에 폴리퓨얼(Polyfuel), 스마트퓨얼셀(Smart Fuel Cell), 다이렉트메탄올퓨얼셀코퍼레이션(Direct Methanol Fuel Cell Corporation) 등이 있다.

 이 중 MTI마이크로퓨얼셀스는 이동전화기용 메탄올 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있고 메디스테크놀로지는 이동전화 충전기용 알코올 연료전지를, 또 맨해튼사이언티픽스는 이동전화·노트북PC·캠코더·진공청소기 등에 채택할 수 있는 메탄올 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또 SRI인터내셔널의 자회사인 폴리퓨얼은 가전제품용 메탄올 연료전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고 스마트퓨얼셀이 전문 카메라·노트북PC·교통시스템용 메탄올 연료전지를, 다이렉트메탄올퓨얼셀코퍼레이션은 전기자동차용 마이크로 연료전지를 포함한 1W에서 1.4㎾에 이르는 다양한 연료전지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대체로 올해부터 오는 2004년 사이에 마이크로 연료전지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이밖에 모토로라, 소니, NEC, 삼성전자, 도시바, 혼다, 카시오 등 주요 통신기기 및 가전업체들도 지난 2001년 8월 이후 마이크로 연료전지 개발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또 특정분야 용도로 개발한 연료전지 기술을 다른 분야에 응용하는 업체도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발라드파워시스템스(Ballard Power Systems)와 제너럴모터스(GM)라 할 수 있다. 자동차용 마이크로 연료전지를 개발한 발라드파워시스템스는 그 기술을 바탕으로 퍼시픽노스웨스트내셔널래버러터리(PNNL:Pacific Northwest National Laboratory)와 공동으로 메탄올 연료전지를 이용한 군사용 ‘개인휴대 발전기’를 개발하고 있다. GM은 실험단계의 연료전지 자동차를 개발한 기술을 적용해 고정장비용 연료전지를 개발했다고 작년 8월 발표했다.

 마이크로 연료전지 사업에서 성공하려면 기술력이 있어야 하지만 시장기반도 중요하다.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여러 업체가 제휴나 협력관계를 맺고 있지만 아직 주력업체는 부상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기술력과 자금력이 강한 모토로라, 삼성, 도시바 등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