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가을 혼수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혼수가전의 트렌드가 주방기기(99·2000년), 영상가전(2001년)에 이어 올해를 기점으로 데스크톱PC·노트북·PDA 등 정보통신기기 중심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테크노마트(http://www.tm21.com)는 지난달 25일 시작해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2002 가을혼수 세일 대잔치’의 일환으로 매장의 혼수가전을 취급하는 상인 3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불과 몇 년 사이 혼수품목의 트렌드가 크게 변하고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새로 등장한 혼수품=과거 혼수 패키지에 필수적으로 포함되었던 제품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신혼 가정에 필수품이던 유선전화기·쌀통·VCR·아날로그TV·오디오(미니카세트 포함) 등은 판매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혼수시즌을 맞아 새롭게 부각되는 혼수품은 디지털TV와 홈시어터를 비롯한 디지털 영상가전 외에 PC·노트북·PDA와 최신형 커플카메라 휴대폰 등 정보통신기기가 편입되었다.
◇웬만한 혼수품은 선물로=과거 혼수목록 중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전기스탠드·다리미·커피메이커·전자레인지·전기밥통 등은 지금은 구매품목에서 제외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예비 신혼부부들은 큰 돈이 들지 않는 소형 주방가전 기기의 경우 직접 구입하는 것보다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선물받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 혼수패키지 품목 사라진다=뭐니뭐니해도 혼수패키지는 TV·오디오·냉장고·세탁기 등 10여 품목으로 꽉 채워져야 했다. 그러나 올 하반기에는 업체에서 지정한 패키지보다는 단품별로 브랜드를 추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테크노마트에서 혼수를 구매하는 예비부부의 선호도를 보면 디지털TV·DVD플레이어·양문형냉장고는 삼성 제품을, 드럼세탁기·전자레인지는 LG, 밥솥은 쿠쿠, 가스오븐레인지는 동양매직, 토스터·커피메이커는 필립스의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테크노마트 측은 “97·98년은 ‘IMF 혼수’ 시대로 당시 어려웠던 경제 때문에 저가형 제품이 혼수 가전의 주류를 이뤘고 99년에는 ‘기능 위주의 주방가전’이, 지난해에는 단연 ‘디지털 영상 가전’이 화두였다”며 반면 “올해는 패키지보다는 브랜드 위주의 혼수가전을 선호하고 정보통신기기가 부각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