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신형 그래픽칩 발표 불구 파괴력 `미지수`

 엔비디아가 최근 중저가용으로는 처음으로 8배속의 가속그래픽포트(AGP)를 지원하는 새로운 그래픽 칩세트인 NV18·NV28를 발표, ATI사에 뺏긴 실지를 회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저가 그래픽카드용으로는 ATI가 4배속 AGP를 채용한 라데온7500·9000시리즈로 엔비디아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엔비디아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새로 선보인 NV18과 NV28 칩세트는 라데온 7500·9000시리즈의 4배속보다 2배나 빠른 초당 2.1Gb의 AGP 인터페이스 그래픽 대역폭을 지원, 고성능 3차원 그래픽을 보다 빨리 처리할 수 있으며 TV아웃, DVI 단자 등을 지원해 부가 기능도 한층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엔비디아가 NV18과 NV28을 출시하자 인사이드텔넷컴이 30일 국내 업체로는 가장 먼저 관련 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슈마일렉트론·제이스텍·자네트시스템 등도 신제품을 10월 중순부터 본격 생산, 공급할 예정이다. 또 스카이호크·샘물테크·가온디지털 등의 수입 유통업체들도 10월 중순까지 8배속 AGP를 지원하는 엔비디아의 지포스 MX440 X8, 지포스4 Ti4200 8X 등을 잇따라 시판할 계획으로 있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중저가용 AGP 8배속 제품칩은 아직 이를 지원하는 주기판 제품들이 많지 않아 ATI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텔이 아직 AGP 8배속을 지원하는 주기판 칩세트를 내놓지 않고 있으며 호환성과 안정성 문제도 아직 충분한 검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NV18과 NV28은 주기판 분야에서 AGP 8배속 지원 기능이 대중화되기까지 상당기간 시장에서 빛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이번 신형 칩세트 발표는 ATI의 견제를 유발, 그래픽카드업체들의 치열한 가격경쟁만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엔비디아 계열 그래픽카드업체들은 이번에 출시한 NV18 제품군의 가격을 10만원 중반대, 그래픽코어와 메모리클록 등을 낮춘 보급형 NV18 제품을 10만원대 초반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NV17 칩세트를 탑재한 기존 지포스4 MX440의 가격은 11월께는 6만∼7만원대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엔비디아의 가격공세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하드웨어 벤치마크업체인 브레인박스 문태환 실장 “NV18과 NV28의 AGP 8배속 기술이 아직 주기판의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점에서 중저가 시장에서 주목받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이 때문에 그래픽카드도 기술경쟁보다는 가격경쟁 중심으로 진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