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CPU를 탑재한 노트북PC가 PC제조업체들의 외면으로 시장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삼보컴퓨터 등이 이달부터 AMD 노트북PC 제품을 아예 단종하거나 제품 수를 줄여나가는 등 사업을 축소키로 했다. 이 업체들은 그 대안으로 다시 데스크톱 CPU를 채용한 기종을 출시, 저가 노트북PC 라인업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순부터 AMD CPU를 탑재한 저가 노트북PC 제품군인 ‘센스SA10’ 시리즈의 국내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 5월부터 데스크톱 CPU를 탑재한 저가 노트북PC인 S690 시리즈를 대신해 AMD 노트북PC를 홈쇼핑뿐만 아니라 전국 대리점을 통해 판매해왔다.
특히 국내 노트북PC 시장의 50%를 차지해온 삼성이 AMD CPU를 전격 채택하면서 데스크톱PC에 이어 노트북PC 시장에서도 인텔의 아성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나 다시 인텔 CPU를 채택키로 함에 따라 AMD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AMD 노트북PC가 인지도 부족으로 당초 기대의 절반 수준인 월 2000∼3000대 판매에 그치고 있어 국내 사업은 당분간 중단키로 했다”며 “이를 대신해 인텔의 데스크톱 CPU를 채택한 새로운 저가 노트북PC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2.0㎓ 내외의 데스크톱 CPU를 채택한 새로운 노트북PC 3, 4종을 이달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홈쇼핑을 중심으로 AMD 노트북PC를 판매해온 삼보컴퓨터는 지난달 홈쇼핑용으로 데스크톱 셀러론 CPU를 탑재한 저가 제품인 ‘드림북 V시리즈’를 출시하고 이를 주력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당초 일반 유통채널과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홈쇼핑에서는 AMD 노트북PC만을 판매해왔으나 지난달부터 펜티엄4 모바일, 데스크톱 CPU를 채택한 모델을 공급해왔다.
삼보컴퓨터 한 관계자는 “AMD 노트북PC가 주로 마니아층 위주로 이뤄져 판매대수는 항상 일정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국HP는 AMD의 애슬론 CPU를 탑재한 노트북PC인 900시리즈를 출시중이나 판매대수가 답보상태에 머물면서 제품 판매확대에 고심하고 있다. 이 회사의 프리자리오 900 시리즈의 판매량은 월 전체 판매량의 10%에도 못미치는 500여대 수준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이 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소비자의 반응이 신통치 않다”며 “AMD코리아는 보다 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투자가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AMD코리아측은 “제품을 사용해본 소비자의 반응은 그다지 나쁘지 않으나 PC업체로부터는 마케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다시 PC업체들이 AMD CPU를 탑재할 수 있도록 프로모션 프로그램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