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가전업체가 아시아경기대회와 가을혼수 특수를 계기로 프로젝션TV 시장에서 재격돌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내수시장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이 보급형 제품을 잇따라 출시, 9월들어 제품가격을 최소한 10%(50만원) 이상 내린 일본 가전업체들과 프로젝션TV 시장 경쟁에 돌입했다.
국내업체들은 지금까지의 주력인 SD급 외에 보급형 가격대의 HD급 LCD프로젝션TV와 DLP제품, 홈시어터일체형 제품까지 내놓고 있어 보급경쟁의 결과를 놓고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반면 일본 업체들은 지난달 공식적으로 10% 이상의 가격을 내리면서 월드컵특수에도 불구하고 예상 외의 부진을 보였던 시장에서 급속한 점유율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국내 업체의 프로젝션TV판매 대수는 약 15만여대에 이르고 있지만 일본 업체들의 누적 판매대수는 국내 업체의 20% 수준인 3만대를 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가전 3사는 최근 고객들의 기호가 HD급으로 급전환되는 추세라고 보고 제품 다양화와 고화질 신제품 출시로 프로젝션TV 시장 수성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SD급 44인치 제품(250만원)을 대체할 상품으로 44인치 HD프로젝션TV(290만원)를 내놓고 본격 보급확산에 나섰다. 이 회사는 또 연초에 내놓은 52인치 제품(600만원)과 7월에 내놓은 60인치 LCD프로젝션TV(755만원)를 주력제품으로 선보이고 일본 업체의 파상공세에 대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49인치(450만원), 56인치(510만원) 홈시어터 일체형 제품을 보급형으로 내놓고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도 최근 출시한 DLP(Digital Light Processing)TV를 전략적 상품으로 앞세운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측은 일본 업체에 이어 국내 업체들의 가격인하 추세가 지속된다는 전망 아래 보급형 제품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가격인하 추세에 대비한 시장전략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다.
대우전자(대표 장규환)는 지난 8월 출시한 55인치 제품가격을 최근 20% 가까이 내린 295만원에 공급하고 있으며, 이 모델과 함께 출시한 HD급 60인치 LCD프로젝션(648만원)을 대표제품으로 설정해 본격적인 프로젝션TV 공급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일본 업체들의 경우 9월 중순 이후 소니코리아가 53인치급 제품을 400만원 이하로 내린 데다가 나쇼날파나소닉코리아가 56인치 제품을 449만원으로 크게 내리는 등 공식적으로 10% 선의 가격인하를 무기로 한국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나쇼날은 또 오는 8일부터 열리는 한국전자전에 디지털TV 중심의 제품을 출품해 한국고객들에 대한 공세의 포문을 열게 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PDP TV와 LCD TV의 급속한 가격인하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난 8월까지 디지털TV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프로젝션TV가 1년 이상 대형TV 시장의 대세가 될 것”이며 “아시안게임과 혼수특수를 맞은 프로젝션TV 시장 2라운드가 국내 업체와 외국 업체간 시장 기선제압 여부를 결정할 중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구기자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