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텔레매틱스 국제 심포지엄>첫째날 주제발표 요지

텔레매틱스 분야의 현주소를 조망하는 2002텔레매틱스 국제심포지엄(IST2002)이 1일 오전 10시 국내외 텔레매틱스 전문가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심포지엄은 최근 완성차, 통신, 자동차보험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텔레매틱스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텔레매틱스 전문가들이 선진 각국의 최신 텔레매틱스 기술과 사업경험을 소개, 초기단계인 국내 텔레매틱스산업의 방향 설정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심포지엄은 또 1일에 이어 2일에도 주요 텔레매틱스에 대한 기술현황과 시장 전망이 소개될 예정이어서 업계의 열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1개 주제로 열리는 심포지엄의 주요 발표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일시:2002년10월 1일(화)∼2일(수)

 △장소: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

 △주최:전자신문사, 자동차텔레매틱스포럼

 △주관:자동차부품연구원, 한국표준협회

 

 <1일 심포지엄 주제발표자>

 * 데루오 미모리 기술담당 수석<알파인 일렉트릭>

 * 요시카주 노구치 ITS기획사업단 매니저<도요타자동차>

 * 다카히코 하마다 <도요타 맵마스터>

 * 김견 차량정보기획팀장 <현대자동차>

 * 정명남 ITS연구실장

 

  <2일 심포지엄 주제발표자>

 * 요시카주 노구치 ITS기획사업단 매니저 <도요타자동차>

 * 커크 미셀 아태지역 마케팅매니저 <웨브라스카>

 * 시게루 가쿠모토 교수 <히타치 중앙연구소>

 * 아스시 야시키 지능형도로연구조합 기술담당

 * 서동수 차장 카트로닉스연구소 텔레매틱스연구부 <현대모비스>

 * 박경춘 디지털무선모뎀그룹장 <삼성전기>

참석자

 테루오 미모리 <알파인 일렉트릭 수석>

 요시카주 노구치 <도요다자동차 매니저>

 다카히코 하마다 <도요다 맵마스터>¶

 김견 <현대자동차 팀장 >¶

 정명남

 커크 미셀 <웨브라스카 매니저 >

 시게루 가쿠모토 <교수>

 아스시 야시키

 서동수 <현대모비스 차장>

 박경춘 <삼성전기 그룹장 >

 ◇텔레매틱스 내비게이션의 기술 및 사업동향(테루오 미모리 기술담당 수석)=자동차에서 길 안내를 해주는 카내비게이션이 탄생한 것은 1981년으로 지난 20년의 역사를 통해서 꾸준히 발전해 왔다. 그러나 최초의 카내비게이션 제품은 지도위치 정밀도가 떨어져 소비자의 호감을 얻지 못했고 지속적인 시장형성이 어려웠으며 80년대는 제품 R&D에 치중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90년대 들어 정교한 전자지도와 액정터치패널 등 전자기술의 발전에 따라 다시 카내비게이션 상품들이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카내비게이션의 일본 내수물량은 220만대로 세계 시장의 65%를 차지하는 최대 국가로 부상했다. 기술면에서 최단거리 계산이나 POI, 서비스탐색, 음성인식, DVD와 HDD를 이용한 거대저장기술이 도입되면서 카내비게이션의 기능은 비약적으로 성장해 다기능화되는 추세다. 특히 5∼6년 전부터 휴대폰기술이 카내비게이션에 추가되면서 텔레매틱스 내비게이션이라는 일본 특유의 기술양식이 확립됐다.

 알파인이 바라보는 카내비게이션의 미래는 전통적인 교통정보 자체보다는 생활편의용 정보제공이 더욱 중요해지는 방향으로 진보할 것이다. 최근 도요타는 G북, 니산은 카윙, 혼다는 인터내비 프리미엄클럽 등 일본 완성차업체들은 각사마다 경쟁적으로 텔레매틱스 사업을 펼치면서 기술, 비즈니스모델 면에서 원숙한 단계로 진입하는 상황이다.

 ◇일본 및 도요타의 텔레매틱스 서비스에 대한 과거와 미래(요시카주 노구치 매니저)=일본에서는 90년대 이후 약 1000만대의 카내비게이션 제품이 판매됐는데 이같은 급성장 뒤에는 지난 96년부터 VICS(차량검지기:Vehicle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System)가 대도시에 500만대나 설치돼 카내비게이션 장착차량에 실시간교통정보를 제공한데 큰 도움을 받았다.

 이처럼 교통정보인프라가 충실히 구축되자 일부 자동차업체들은 97년부터 양방향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 완성차업체는 자사 차량에만 설치되는 특수한 유닛과 독자적인 프로토콜을 갖는 폐쇄적인 비즈니스모델을 고집했기 때문에 현재까지 수익성 면에서 성공적이지는 못하다. 지금도 새로운 기술이 끊임없이 적용되고 있지만 가까운 시일내에 텔레매틱스사업이 더욱 활발해질지 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도요타가 텔레매틱스를 바라보는 관점은 운전자에게 교통, 생활정보를 제공하는 것보다 자동차 제조회사로서 고객을 관리하는 CRM 차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차량의 이상유무를 미리 체크하는 기능은 운전자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치며 장기적으로 같은 회사 자동차를 다시 선택하도록 만든다. 이처럼 완성차업체로서 고객이 피부로 느끼는 만족도를 극대화하려면 개별차량과 정비망간의 유기적인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도요타는 지난 8월 G북이라는 새로운 컨셉트의 텔레매틱스서비스를 선보여 좋은 시장반응을 얻고 있다. 한달 사용료가 700엔(약 7000원)에 불과한 G북은 향후 도요타의 텔레매틱스 시장전략에 핵심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KIWI포맷과 텔레매틱스(다카히코 하마다 이사)=운전자에게 제공되는 텔레매틱스 정보를 무조건 무선통신에 의존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며 차량마다 독자적인 온보드 DB시스템을 갖는 것은 불가피하다. 카내비게이션의 경우 초기부터 방대한 지도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저장하느냐, 다른 회사에 없는 서비스DB를 내장하느냐가 상품성을 좌우하는 핵심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경쟁이 가열되면서 업체끼리 호환이 안되는 독자적 포맷의 CD롬 전자지도가 대량 보급되면서 AS와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불거졌다.

 일본의 내비게이션업체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호주 시드니 회의에서 업계공통의 지도정보 표준규격을 제정했는데 호주의 토종새(키위)의 명칭을 따서 붙인 것이 KIWI포맷의 탄생 경위다. 이러한 기술적 성과를 국제표준으로 만들고자 지난 97년에는 KIWI규격을 ISO에 제안해둔 상태다. 또 지난해는 KIWI포맷의 보급과 국제적 표준활동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KIWI-W 컨소시엄을 설립해 활동중이다. KIWI는 차량항법정보를 저장할 때 메모리를 적게 차지하면서 시스템 퍼포먼스를 높이기 때문에 세계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카내비게이션 업체들도 DB정보의 국제적 공유를 위해 KIWI포맷의 보급확산에 동참해주길 바란다.

 ◇자동차 텔레매틱스의 동향과 HMC의 추진 전략(김견 차량정보기획 팀장)=지난 수년간 ‘텔레매틱스 열기’가 완성차업체 및 관련업계를 풍미해왔다. 하지만 대규모 적자를 누적해가고 있는 GM 온스타의 값비싼 실험과 그간 시장경험을 통해 텔레매틱스의 단기적 사업성에 대한 회의적 전망이 새로운 공감대를 형성하는 상황이다.

 신경제 IT거품의 붕괴 역시 텔레매틱스에 대한 보수적 인식전환에 일조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자동차업체들의 시각 역시 변화하고 있다. 선진 자동차업체들은 텔레매틱스를 새로운 수익사업보다는 완성차사업을 지원하는 새로운 경쟁우위요소(CRM)로 주목하기 시작했다.

 또 텔레매틱스는 자동차 제조, 판매 이후의 각종 하위 비즈니스(중고차, 정비, 용품 등)에서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 북미에서 대규모 텔레매틱스 투자가 이뤄지던 시기에 보수적인 태도를 견지해온 일본 자동차업계의 새로운 움직임이 주목된다. 도요타와 닛산은 올들어 2세대 텔레매틱스를 출범시키면서, 대중차시장의 ‘young&internet generation’을 타깃으로 공격적 사업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잘 발달된 이동통신망, 유무선 인터넷의 높은 보급도, 협소한 국토 여건상 실시간 교통정보에 대한 소비자 욕구가 높아 텔레매틱스사업 활성화에 매우 유리한 환경여건을 갖고 있다. 실제로 많은 선진 기술솔루션 업체들이 세계에서 가장 앞선 텔레매틱스 서비스가 시작될 후보지의 하나로 한국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물론 단기간내에 국내 텔레매틱스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 차량내 음성인식처럼 기술적 미해결 과제들도 많고 소비자인식도 역시 ‘흥미롭고 유용한’ 서비스지만 지불의향면에서는 아직 소극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교통정보 수집체계, 전자지도 등 인프라 측면의 취약성도 시급히 보완해야할 과제다.

 예컨대 국내 텔레매틱스 시장은 중장기적 시장잠재력은 매우 높지만 아직은 맹아적 단계로서 시장 확산을 위한 ‘chasm’기를 어떻게 돌파해 나갈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할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완성차 시장의 선도업체로서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HMC 표준단말기를 OEM개발하는 한편 통신, SI업체와 광범위한 제휴를 통해 내부역량의 부족한 측면을 보완할 계획이다.

 사업초기에는 이른바 하이엔드 마켓을 겨냥하는 안정적 사업전략에 중점을 두고 이후 대중차 시장을 공략해 간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또 완성차업체로서 원격진단·차량관리 등의 VRM·CRM을 통한 고객만족과 경쟁력 혁신이 텔레매틱스사업의 핵심목표라 판단한다. 이같은 관점에서 현대자동차는 고객만족과 완성차 판매사업의 지원을 위한 차량관련 서비스에 주력할 방침이다.

 결국 텔레매틱스는 새로운 사업이 아니라 21세기 정보사회의 소비자만족을 위한 자동차업체의 혁신이라 해석해야 타당할 것이다.

 ◇KT 텔레매틱스의 기술개발 현황(정명남 ITS연구실장)=한국 통신업계를 대표하는 KT는 지난 96년부터 서비스개발연구소를 중심으로 ITS분야에 꾸준한 연구개발을 해왔으며 이같은 기술적 성과를 바탕으로 현재 독자적인 텔레매틱스사업을 준비중이다. KT가 거둔 ITS분야의 기술적 성과 중에서 능동형 DSRC가 대표적이다. DSRC분야의 표준화작업을 주도하는 한편 지난 2000년부터 인천국제공항 물류정보수집용 DSRC시스템의 상용서비스를 실시중이다. 또 능동형 DSRC를 이용한 교통정보시스템(ATIS)과 도로요금전자징수시스템(ETCS), 버스안내시스템(BIS)의 실용화 기술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이를 위해 KT는 대덕1연구센터와 서울 우면센터 외곽에 테스트장을 설치하고 최근까지 능동형 DSRC를 이용한 상용애플리케이션의 적합성 평가를 진행중이다. 이중 버스안내시스템은 시내버스와 정류장에 DSRC포맷의 안내단말기를 연계시켜 승객편의성을 높이도록 설계했으며 주요 대도시에 보급될 가능성이 크다.

 KT는 자체적으로 추진중인 텔레매틱스사업 ‘KT-텔레매틱스’를 위해 우선 서비스사용자들에 유무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버군을 개발중이다.

 서비스 사용자들의 KT-텔레매틱스 단말기로 TAP 클라이언트 및 유선으로 접속한 웹사이트를 통해 유무선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로 이뤄진다.

 KT의 텔레매틱스 서버군은 최신 지도정보, 실시간 교통정보의 업데이트를 통해 가장 빠른 길 경로를 계산하는 항법서버와 지역날씨와 레포츠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생활정보서버, 영화나 연극, 공연, 무용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문화공연서버로 나뉜다. 각 서버에서 제공하는 텔레매틱스 정보는 기존 서비스보다 훨씬 더 세분화되는데 예를 들어 극장의 공연내용을 확인하는 동시에 최단위치경로까지 일목요연하게 나오는 방식이 될 것이다.

 KT의 텔레매틱스 전략은 자신의 서비스 가입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통신매체를 상위에서 수용하는 포괄적이고 개방적인 콘텐츠 프로바이더(CP)를 겨냥하고 있다.

 텔레매틱스사업에서 이제 통신망은 핵심적인 경쟁요소가 아니다. 따라서 KT는 고객이 요구하는 포맷에 맞춰 최상의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외부업체와 제휴를 추진중이다. KT는 통신업계 선두주자로서 전국 규모의 전화번호DB와 요금징수시스템, 오프라인 거점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러한 정보를 지도좌표와 연계할 수도 있어 텔레매틱스 분야에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또 아직 전망이 불확실한 국내 텔레매틱스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드는 것도 유리한 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정리=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