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LCD 특허전쟁>(하)대응 전략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노트북과 모니터에 이어 TV쪽으로 확산되면서 LCD 특허전쟁은 ‘확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설비투자면에서 실기, 한국과 대만에 밀려난 일본이 TV에 사활을 걸고 있어 원천특허를 놓고 향후 세계 관련업계간에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

 문제는 이같은 본격적인 특허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국내업체들의 바람직한 대응전략은 무엇이냐는 것. 다만 득실면에서는 LG필립스LCD·삼성전자 등 국내업체들이 다소 득이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시장지배력은 물론 생산기술력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데다, 그동안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만만찮은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종주국 일본이 한국에 밀린 한풀이를 하듯 특허전쟁의 포문을 한국으로 돌린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일본은 특히 패널은 물론 부품·소재·장비 등 LCD 전반에 다양한 원천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이제 국내업체들도 더욱 치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적극적인 지적재산권 관리 및 운용이 요구된다. 우선 미국·중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 대한 출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LCD 최강국이지만 최대시장인 미국의 특허등록 건수는 샤프·히타치·도시바가 1∼3위를 석권하고 있다. LG필립스만이 샤프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4위에 랭크돼 있다.

 특허의 질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LG필립스의 한 특허담당자는 “특허로 효력이 약한 단순한 ‘건수 올리기’ 출원보다는 실질적으로 효력을 낼 수 있는 핵심특허를 출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국내 특허 중 해외에서 통할 수 있는 것을 선별, 출원을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천특허 출원에 한계가 따른다면 원천특허를 보유한 국내외 전문업체나 개인들로부터 특허 라이선스 판매권을 확보하는 것도 대안. LG가 최근 프랑스 국영IT연구기관인 CEA로부터 수직액정배향(VA)기술 특허에 대한 서브 라이선스를 확보한 것이 이런 점에서 높게 평가할 만하다.

 경쟁업체끼리 서로의 특허를 공유하는 ‘크로스 라이선스’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원천기술력이 높은 일본업체들과는 이를 확대, 사전에 특허전쟁에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LG필립스·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들은 일본의 주요 업체들과 크로스 라이선스를 적극적으로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특허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업체와는 크로스 라이선스를 확대하고 후발업체에 대해서는 과감히 특허권을 행사하는 ‘강온 양면작전’이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공법 개발에 더 많은 힘을 기울여야 특허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