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주제발표-첨단기술 마케팅 성공 공식

◆유승삼 벤처테크사장

 

 HDTV처럼 지난 88년 올림픽 당시부터 주목받았음에도 아직까지 전면에 등장하지 못한 제품의 사례는 많다. 8트랙 테이프이나 LP라고 불리던 레이저 디스크 스테레오, 비디오폰 등도 첨단기술이 적용됐음에도 시장에서 실패한 좋은 예다. 때문에 첨단기술에 대한 마케팅 성공공식은 불연속적 혁신 마케팅 모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제프리 무어의 고릴라게임에 따르면 첨단기술 시장은 일반적으로 불연속적 혁신 속성을 가지며 기존의 인프라와 호환이 안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또 점진적인 교체가 발생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첨단기술 시장의 초고속 성장은 장기화되는 측면이 있다. 때문에 과거로부터의 연속적인 혁신과는 다른 시장개발 단계별로 상반된 전략을 채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술과 시스템, 유통과 판매에 이르는 제품공급자와 서비스 공급자, 고객을 아우르는 공급시스템 전체에 해당되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기술수용 주기곡선을 보면 제품 라이프사이클과 모양이 비슷하다. 즉 극소수의 혁신수용자와 일부 선각수용자, 지각수용자(회의론자)가 극히 일부를 차지하고 무리속에 끼어가는 전기 다수수용자와 후기 다수수용자가 대부분을 이루는 모습니다. 이때 실용주의자들의 불연속적 혁신을 수용하는 형태는 첨단기술 시장 개발에 활력을 제공하는 요소다. 당초 의도대로라면 혁신수용자와 선각수용자에서 서서히 출발해 대중화되는 양상이 일반적이겠지만 첨단신기술에서는 초기에 제품이 조금 판매된 후 대중적인 공급으로 이어지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 즉 실리콘밸리에서 태동한 캐즘(Chasm)이론인데 초기시장에서 선구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실용주의자가 만족할 만한 완전완비의 제품이 없을 경우 발생한다.

 한국의 벤처기업가들 중에는 이런 이론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사업을 벌이다가 불안감에 휩싸이거나 낭패를 보는 사례도 많이 발생한다.

 국내 정보기술분야에서도 디지털 워터마킹, GIS와 홈오토메이션 등에서 캐즘에 빠진 사례가 있었다. 당초기대와 달리 침체기를 벗지 못하고 있는 ASP 사업도 마찬가지다. 이런 캐즘현상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캐즘에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오래 지체하면 할수록 캐즘에서 헤어나기 힘들다.

 때문에 위기에 빠진 ASP 산업에서도 시장 진화에 따른 단계별 전략의 변화가 필요하다. 뛰어난 아이디어로 초기시장에서 관심을 끌었다면 난관을 돌파하고 시장이 요구하는 것을 포함시키기 위한 전략적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각각의 구성원들이 탁월한 집행능력을 발휘해야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메인스트림에 도달하기 위해서 고객에 대한 친밀성을 확보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앞에서 예를 들었듯 첨단기술이 메인스트림으로 편입되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ASP와 같은 첨단기술이 마케팅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캐즘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캐즘을 탈출하기 위한 전략을 체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시장 개발을 모델을 위해서는 자신이 처한 명확한 단계나 위치를 파악하는 전략 수행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한마디로 첨단기술마케팅의 관건은 기초적인 이론으로 무장한 후 시장의 특수성에 맞서는 방식이 지혜로운 방식이라고 본다. 이것은 ASP의 중흥을 꿈꾸는 소프트웨어 업계에도 해당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