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모네타플러스 제휴 발급사 선정 놓고 막판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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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차세대 모바일결제서비스인 ‘모네타플러스’의 카드발급사 선정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지난달 중순께 윤곽이 드러났어야 할 제휴발급사 구도가 차일피일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이달 시범발급, 내달 상용발급이라는 사업 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되면서 SK텔레콤은 곤혹스런 표정이 역력하다.

 SK텔레콤은 “제휴조건 등을 놓고 내부협의 과정이 길어지고 있다”며 다소 시기만 늦춰질 뿐이라는 표면적인 이유를 들고 있다.

 하지만 참여제안서를 제출한 신용카드사들은 물론 주변업계와 금융권은 속사정에서 관심을 떼지 못하고 있다. 모네타플러스는 사실상 SK그룹의 미래 신용카드사업과 연계해 총력을 기울여 추진해온 야심작이어서 뚜렷한 이유없는 일정조정조차 이례적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카드발급사 선정이 지연되는 배경에는 무엇보다 애초 SK텔레콤 측의 제휴조건이 무리였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1차 제휴대상이던 LG·삼성·외환·한미·하나 등 5개 모네타카드발급사가 당초 기대와 달리 SK텔레콤과의 협상에 순순히 응하지 않고 있는 배경이 되고 있다.

 지난달 최종 제안서를 제출한 모 카드사 관계자는 “뻔히 출혈이 예상되는 조건을 따를 수 없어 나름대로 최소한의 한도를 제시했다”면서 “무작정 끌려가던 모네타카드 협상 당시의 전철을 밟지는 않겠다”고 잘라말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가맹점 수수료의 1.4%를 신용카드사들이 부담하고, 책정된 의무발급물량을 소화하지 못할 경우 일종의 페널티를 물리는 등 지난해 모네타카드보다 훨씬 강도있는 초기 조건을 제시했다. 가맹점 수수료의 1.1%를 카드사가 부담하던 모네타카드가 사실상 휴면카드로 전락하자 SK텔레콤 또한 실패의 선례를 거듭하지 않겠다고 둔 ‘초강수’가 결국 ‘자충수’로 둔갑해 버린 셈이다.

 기대에 못미치는 신용카드사들의 협상 반응과 함께 최대 경쟁상대인 KT 측의 역공세도 발급사 선정을 앞둔 SK텔레콤에 적지 않은 고민거리. 총 3000만장 규모의 ‘KT그룹 카드’를 발급하겠다는 KT는 지난달 비씨·LG·국민은행을 제휴 발급사로 선정, 스마트카드사업에 선수를 치고 나섰다.

 KTF도 LG카드와 손잡고 차세대 내장형 칩카드를 이달 중 발급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이 1차 제휴대상으로 꼽은 5개 모네카타드발급사 가운데 KT 진영에 합류한 카드사를 빼면 삼성·외환·한미·하나가 남는다. 카드업계 시장점유율만 단순비교해보면 사실상 SK텔레콤 진영은 40%에도 못미치는 카드사 가운데서 선별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자칫 통신 스마트카드시장의 주도권을 KT 쪽에 뺏길 공산도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전북은행 카드사업부문 인수를 통해 카드업에 독자 진출하려던 구상이 벽에 부딪힌 것도 SK텔레콤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최근 발급사 선정을 미루면서 제휴발급사 구도와 협상조건 등 전면적인 사업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래저래 궁지에 몰린 SK텔레콤의 모바일결제 사업 전략이 향후 발급사 선정과 함께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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