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김치축제엔 김치냉장고가 없다

 국내 최대의 김치 관련 행사인 ‘김치대축제’에 김치냉장고업체들의 협찬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5일 동안 광주시립민속박물관 일원에서 열리는 김치대축제는 올해로 9회째를 맞으며 국내 최대의 김치 관련 행사로 자리잡았다.

 특히 김장철을 앞두고 열리는데다 매년 2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고 다양한 김치 관련 행사가 열리기 때문에 김치냉장고업계에서는 서로 협찬사로 참여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홍보부스를 설치, 운영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예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삼성전자만 참여하기로 했을 뿐 LG전자·만도·동양매직 등 다른 업체들은 행사협찬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LG전자가 1억원 가량의 협찬금을 내고 김치냉장고 홍보부스 5개를 설치했으며 만도와 동양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나 올해는 삼성전자가 5000여만원을 협찬하고 홍보부스 대신 김치냉장고를 싣고 다니는 모바일 특장 차량을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김치행사에 김치냉장고업계의 참여율이 저조한 것은 비용투자 대비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행사장 관람객 대부분이 가족단위 나들이객들로 김치 보관에 대한 관심보다는 단순히 구경거리와 맛을 보기 위해 찾기 때문에 김치냉장고 홍보 및 판매효과는 적다는 것이다.

 지난해 협찬사로 참여한 LG전자 광주마케팅센터 관계자는 “마케팅 전문인력을 배치하고 신제품을 전시했지만 성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행사 협찬보다는 각 대리점에서 홍보 및 판매에 주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서부지사 관계자도 “올해 협찬사로 선정됐지만 행사장 배너광고 위주로 참여할 계획”이라며 “가전업체를 경쟁적으로 끌어들이려는 주최측인 광주시나 기획사의 아이디어가 크게 부족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라남도의 대표적인 음식인 김치의 맛을 널리 알리고 상품화하려는 김치대축제가 올해에는 김치냉장고업계의 소극적인 참여로 다소 맥빠진 행사로 치러질 전망이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