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에 겸손하고 남을 배려하는 동양철학에 깊이 빠져 들었습니다. 그 속에서 세상을 알게 되었고 결국 그것이 현재의 경영 철학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조이캐스트 김형균 사장(45)은 첨단 소프트 웨어 회사에서 고전 동양철학 사상이 얼마나 잘 조화될 수 있는지 설명해 나갔다. 조이캐스트는 지난 98년에 창업한 3D콘솔게임 제작회사다. 얼마 전 출시된 ‘매닉게임걸’이란 걸출한 작품으로 높은 판매율과 함께 최초의 순수 국산 3D게임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전남대 법학과를 나온 그는 여타 법학생들과는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었다.
“처음엔 사람 만나는 것을 너무 좋아했습니다. 70년대 말 격변의 시기를 광주에서 대학시절을 보낸 만큼 인간관계와 의사소통에 대한 책도 많이 읽게 되고 철학동아리활동과 풍물패 활동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이후 이 관심이 발전되어 불교와 도교사상 등의 동양철학에 심취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그는 법대생들이 일반적으로 추구하는 사법고시를 통한 사회진출이 아니라 일반 회사에 취직해 그 믿음을 실천해 나가기 시작했다.
“대학 4학년 때 한독약품을 시작으로 무인경비시스템 회사의 관리업무도 맡았고 일반 제조업 회사를 직접 경영까지 했지만 자주 회의에 빠지곤 했다”고 지난 날을 회상했다.
직원들을 존중하면서도 회사의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 양면성으로 인해 그는 자주 딜레마에 빠졌다고 한다.
“그 때 결심을 바로 세운게 대학 때의 동양철학 사상이었습니다. 욕심을 비우고 겸손히 회사를 이끌어 보자고 각오했습니다.”
또 그는 자신 만의 경영철학에 대해서도 쉬운 예를 들어 설명했다.
“회사는 용광로처럼 모든 개성을 녹여 획일화하는 ‘멜팅포트’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개개인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샐러드볼’이라야만 소프트웨어 회사는 성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일본과 미국 그리고 유럽을 겨냥한 대자본 유치를 통한 대작 콘솔게임 개발로 한국의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그는 “순수 토종게임에 대한 애정과 관심 그리고 불법복제물에 대한 단호한 거부 의식만이 우리나라 순수 제작게임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걱정 어린 충고 또한 잊지 않았다.
<명예기자=이상원·세종대 feelflow@freech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