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가전업체, 비가격경쟁력에 승부수

 외산 빌트인 가전업체들이 성능과 내구성 등 ‘비가격경쟁력’을 대폭 향상시킨 빌트인 드럼세탁기 제품군 출시를 통해 LG전자의 ‘트롬 열풍’ 잠재우기에 나섰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LG전자의 드럼세탁기인 트롬이 올해 15만대로 예상되는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9월말까지 9만대를 판매하면서 외산수요를 크게 잠식하자 밀레·지멘스 등이 신상품으로 고급형 리모델링 수요잡기에 나섰다.

이같은 외산가전업체들의 움직임은 △향후 부동산 경기위축에 따른 건설시장에서의 신규 빌트인 가전제품 수요 감소에 대한 대비 △제품 충성도가 높은 프리미엄 시장공략을 통한 국내 LG전자, 삼성전자와의 가격경쟁 회피 등의 차원으로 풀이된다.

밀레 제품을 취급하는 코미상사(대표 이승현)는 오는 14일부터 드럼의 표면을 육각형으로 설계해 일반 드럼세탁기에 비해 의류손상도를 대폭 줄인 허니컴 드럼세탁기(모델명 W487 WPS) 판매를 시작한다. 밀레는 허니컴 드럼세탁기가 LG전자의 트롬세탁기에 비해 섬유마모율이 낮다는 점과 카본브러쉬가 없어 저소음·저진동을 실현하는 제품이라는 점을 세일즈 포인트로 활용할 방침이다.

 지멘스 세탁기를 수입·판매하는 화인어프라이언스(대표 정상욱)도 브랜드 파워를 내세우면서 첨단기술을 적용한 7㎏ 용량의 프리미엄 제품을 통해 상류층 마케팅에 주력할 예정이다.

 지멘스측은 특히 이르면 올 연말 10㎏급 대용량의 드럼세탁기를 국내에 도입하고 기존 5㎏급 제품의 단종시켜 한국시장의 대형화 추세에 대응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초 세탁기능과 건조기능을 분리시킨 의류전용 건조기를 국내시장에 선보이면서 지멘스의 기술력을 부각시킨다는 복안이다.

 하츠(대표 이수문)는 현재 형식승인 작업이 진행중인 ‘스메그(Smeg)’ ‘브란트’ 브랜드의 냉장·냉동고를 비롯, 전기오븐 등 빌트인 가전제품을 이르면 올 연말부터 시판할 예정이다.

 외산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드럼세탁기 등 빌트인 가전시장 확대의 영향으로 전체시장에서의 점유율은 떨어지고 있으나 매출은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고급 건설경기의 불황과 금리인상이 예상되면서 업체들의 마케팅 정책이 고급 프리미엄 시장으로 굳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드럼세탁기 시장 규모는 2000년 2만5000대, 2001년 4만5000대에 이어 올해에는 작년대비 2배 이상 성장한 14만∼15만대 이상으로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