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A시장, 빈익빈 부익부발생

 국내 개인휴대단말기(PDA)업계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제이텔·싸이버뱅크 등 일부 선발업체들은 최근 주문량 폭주로 주문량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가 하면 일부 후발업체들은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인력부족으로 개발일정이 지연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국내 PDA산업이 수십개에 달하는 후발 PDA업체들이 시장에 안착할 만한 공간을 마련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PDA기술이 급격히 발전하고 있어 후발업체들의 시장 진입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선순환고리에 접어든 선발업체=제이텔은 지난 상반기에 3년 만에 다시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8000여대를 공급, 한 달 매출이 상반기 전체 실적의 3분의 1 수준을 초과하는 3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또 이달에도 최소 8000대에서 많게는 1만대 정도의 판매 실적을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의 신주용 부장은 “다양한 PDA제품이 보급되고 PDA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실용적인 PDA를 찾는 실속파들이 늘고 있어 판매량이 늘고 있다”라며 “ 통신사업자뿐만 아니라 PC업체와의 공동마케팅 등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동원한 것도 한몫했다”고 지적했다.

 9월부터 포켓PC기반의 무선PDA인 ‘포즈’를 출시한 싸이버뱅크는 지난달 1만4000여대를 공급, 1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달성했다. 이 회사는 SK텔레콤으로부터 이달 1만5000대 정도의 주문을 받았으나 자재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주문량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싸이버뱅크는 지난 9월부터 연말까지 통신사업자 등을 포함, 7만대 정도의 PDA 단말기 공급계약을 맺은 상태며 생산만 순조로울 경우 올해 총 10만대까지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PDA업계에서는 드물게 20여명의 기술 인력을 충원키로 하는 등 인력 보강에도 나서고 있다. LG텔레콤에 PDA를 공급중인 모바일미디어텍도 지난달 7000여대를 공급하는 등 국내 PDA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부상중이다.

 ◇후발 PDA업체는 생사기로 상태=반면 후발업체들의 경우 제품개발 지연과 공급계약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해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올해는 운용체계가 윈도CE3.0에서 윈도CE닷넷, 프로세서는 스트롱암에서 엑스스케일, 통신모듈은 cdma 1x에서 EVDO로 전환되는 등 주변여건이 빠르게 변화되면서 예정했던 출시시기보다 5개월 이상 늦춰지는 사례도 다반사다. 후발업체 한 관계자는 “올해 PDA의 주요 핵심 기술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스펙 변경 작업이 많이 이뤄져 개발기간이 그만큼 오래 소요되고 있다”며 “또 양산 경험이 없다보니 개발후에 실제 양산까지 걸리는 시간도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통신사업자들도 최근에는 후발업체보다는 이미 시장에 진입한 선발업체들을 선호하는 등 점차 후발업체들의 진입이 어려워지는 추세다. 후발 PDA업체들은 매출 발생이 지연됨에 따라 인원을 조정하는 등 구조조정에 착수했으며 기술인력의 유출로 다시 개발기간이 길어지는 등 악순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