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의 경제 논리를 앞세워 동종업체 인수를 통해 몸집을 불린 팬택과 세원텔레콤이 통합시너지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팬택(대표 이성규 http://www.pantech.co.kr)은 관계사인 팬택&큐리텔(대표 송문섭 http://www.curitel.co.kr)을 통해 독자 브랜드 제품을 내놨다. 하이닉스반도체를 모태로 출발한 팬택&큐리텔이 과거 현대전자 시절 ‘걸리버’와 ‘네오미’라는 브랜드로 내수시장에서 영업해본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팬택은 이로써 국내 빅3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팬택&큐리텔은 지난해 11월 팬택의 관계사로 편입된 후 미국의 오디오박스와 대규모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팬택&큐리텔은 올 상반기에 130만대의 이동전화단말기를 판매해 매출과 경상이익을 각각 2300억원, 120억원을 달성했다. 하이닉스반도체로부터 분사 1년 만에 100억원대의 흑자기업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팬택&큐리텔은 올해 매출 1조원, 경상이익 700억원을 경영목표로 하고 있다.
OEM·ODM업체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부품구매에도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신동진 팬택 상무는 “부품 공동구매로 제품 생산단가가 크게 떨어져 수익이 높아졌다”며 “팬택이 올해 사상 최고의 이익을 내는 데 부품 공동구매가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 맥슨텔레콤(대표 김현 http://www.maxon.co.kr)의 지분인수에 따른 자금난 등으로 고전했던 세원텔레콤(대표 홍성범 http://www.sewon-tele.com)도 부진을 털어버리고 본궤도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올해들어 CDMA 단말기 일변도에서 GSM 단말기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중화권 공략에 나서면서 중견업체로는 최초로 1억달러 수출을 돌파하는 등 실적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홍성범 세원텔레콤 회장은 “맥슨텔레콤과 공동으로 GSM 단말기 시장을 집중 공략하면서부터 수출 확대의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다”며 “맥슨텔레콤을 통해 GSM 단말기의 최대 수요처인 유럽에 진출해 오는 2005년까지 이 시장에서 10%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맥슨텔레콤도 세원텔레콤의 연이은 자금지원으로 회생의 길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4월 완전 자본잠식으로 몰락 일보직전까지 내몰렸던 맥슨텔레콤은 올해 상반기에 당기순이익 700억원을 기록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나섰다. 세원텔레콤이 6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양사 모두 연구개발(R&D) 분야에선 공조체계를 확보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미흡한 점도 없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