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니시스 해법은

 위기의 돌파구는 과연 없는 것일까.

 지사설립 31년 이래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한국유니시스(대표 존 피시번)의 고민이 좀처럼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한국유니시스의 올 매출은 지난해 1200억원에서 1000억원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출액도 문제지만 전략적으로 설정한 신규 비즈니스 추진현황은 더욱 암울하다.

 메인프레임 이후 한국유니시스가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하이엔드급 엔터프라이즈용 서버인 윈도/NT 서버 ES7000 판매는 옥션과 신한생명 단 두 곳을 개척하는 수준으로 정지돼있다. 솔루션 및 SI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이렇다할 만한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런 상황을 극복할 첩경이 지난 2월 김재민 전 사장 사임 후 8개월째 공석인 지사장 선임이라는 것은 회사 안팎에서 모두 공감하는 내용이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적임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한국유니시스 내부에서 조차 본사 정책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즉 솔루션비즈니스만 해도 마케팅을 위한 적절한 재량권을 허용해줘야 하는데 본사에서는 이런 융통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유니시스 한 관계자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아이테니엄 서버만 해도 MS가 64비트 컴퓨팅용 OS와 DB를 개발하기 위한 서버로 유니시스의 ES7000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런 내용을 아는 기업은 거의 없다”며 “회사 사정이 좋지 않다해도 현지 시장특성을 고려한 마케팅 비용을 허락하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결국 영업강화를 위해선 국내 파트너사와 협력할 R&D 비용이 어느 정도 수준이라도 필요한데 지금 수준에선 옴쭉달싹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하소연이다.

 지난해 말 단행한 구조조정 역시 구조조정 자체가 잘못이라기보다는 그 이후 영업과 마케팅을 벌일 수 있는 어떠한 재량권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이렇다할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당시 구조조정의 대상이 미래를 준비하는 ‘e솔루션’ 분야에 집중돼 결국 1년이 돼가는 현 시점에서 다시 기본 인프라를 닦아야 하는 제자리에 머물게 했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유니시스는 보험사 전용 관리 소프트웨어 ‘유니슈어’ 판매를 위해 조직을 다시 정비하고 있다. 또 항공운수 분야의 수익관리 및 예약관리 솔루션 등 솔루션 영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수립중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후임 지사장이 선임되고 또 이에 필요한 ‘재량권’을 확보할 때 실현가능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