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회의 `이미지를 경영하라`>(24)IT벤처 CEO를 위한 조언

 <4> 대화법에 좀더 관심을 가지라.

 월요일 아침, 당신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며 비서에게 무슨 말로 첫대화를 여는가? “좋은 아침! 주말 잘 보냈어?”인가 아니면 “별 다른 일은?”에 해당되는가. 주일을 여는 첫 대화는 그 사람의 평소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을 추측할 수 있는 좋은 단면이다.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로나 리히텐베르그는 업무중심적이며 원칙적·수직적인 간결한 어휘구조를 가진 블루스타일과, 감성적이며 개인적·수평적인 분위기 있는 어휘를 구사하는 핑크 스타일의 두 가지로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구분했다. 동일한 의도라 할지라도 이 두 스타일은 전혀 다른 표현법을 구사한다. 때문에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완전히 다른 메시지로 전달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에 따른 비즈니스 결과 역시 큰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전화통화를 예로 들어보자. “김 대리, 점심은 했어? 혹시 연락 온 것 있나?”라고 묻는다면 비록 업무적인 대화라 할지라도 감성적인 느낌이 한층 가까운 분위기를 만든다. 반면, “나야, 연락 온 것은?”이란 간결한 질문 속에는 업무가 우선시되는 공적인 느낌이 살아 있다. 물론 어투와 목소리 톤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어떤 스타일의 커뮤니케이션이 좋고 나쁘다는 이원론적인 문제는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로 만나는 다수의 사람들이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하며 이로 인해 여러가지 장단점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수의 IT업계 CEO들이 보다 세련된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관해 고민한다. 한 솔루션업체의 CEO는 취재하러 온 기자와 인터뷰 도중 대화스타일 때문에 오해가 생겨 감정 다툼으로까지 번진 적이 있다고 털어 놓았다. 신상품에 대한 몇 차례의 질문에 반복해서 “지금 밝히면 안되는 부분이라 절대로 말씀 드릴 수 없습니다”라고 했더니 서운한 표정으로 “그럼, 절대로 밝힐 수 있을 때 다시 오지요”라며 가버렸다고 한다.

 어휘 한두 마디가 친근함을 주며 관심을 끌 수도 있고 반대로 거리감을 만들기도 한다. 솔직하고 직설적인 표현법과 상대를 무안하게 만드는 무례한 대화법은 분명 다르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했던가. 능력있는 CEO라면 자신의 대화법만을 고집하지 말고 상대방과 상황을 고려해 자신과 다른 스타일의 커뮤니케이션까지 적절히 구사하는 융통성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